전교조·민족문제연구소, 친일잔재 조사 결과 발표
고려대 등 일부는 친일인명사전등재자 동상 유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와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지역 학교 내 친일잔재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전교조 서울지부에 따르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사가 작사 혹은 작곡한 교가를 사용하는 학교는 초등학교 18개교, 공립중학교 10개교, 사립중학교와 고등학교 85개교 등이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교가 작사·작곡가는 김동진, 김성태, 이광수, 이흥렬 등 총 13명이었다. 이흥렬은 27개교, 김성태와 김동진은 각각 19개교의 교사를 작사 또는 작곡했다. 이광수가 작사한 교가를 사용하는 학교는 4개교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사의 동상 등 기념물이 있는 학교도 있었다. 국민총력동원조선연맹 이사, 조선방송협회 평의원 등 친일단체 간부를 역임하며 학병 독려 강연을 했던 인촌 김성수는 고려대와 중앙고에 동상이 세워져 있으며 인촌기념관등의 건물이 명명돼 있었다.
최근 이사장과 교장 등이 55억원의 교비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휘문고와 휘문중도 한일 합병 지지 공로로 자작 작위를 받은 민영휘의 동상이 있었다.
영훈초, 영훈중, 영훈고 설립자인 김영훈은 친일인명사전에 고위 친일 관료이지만 학교 교정과 건물에 동상이 세워져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번 조사는 학교나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국민들과 미래세대인 학생들의 알 권리 충족이라는 공익적 목적으로 작성됐다"고 밝혔다.
전교조 서울지부가 친일잔재가 남아있다고 파악한 113개교 중 사립은 64.6%인 73개교, 공립은 40개교였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가 관련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공동TF(태스크포스)를 꾸려 교육계 친일 잔재에 대한 엄밀한 전수조사와 친일잔재 청산 작업에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나라를 되찾은 지 70여년이 지나고 있는 이 시점에 서울 시내에 100여곳이 훨씬 넘는 곳에서 친일의 망령이 살아 숨쉬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면서 "교훈, 교기, 교목, 기념비, 기념식수 표지석 등 앞으로 더 살펴봐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며 이를 위해 엄밀한 전수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owes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