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경제 경험 배울수 있지만 정치체제 수용불가"
"북한 제2베트남으로 만들려 한다면 반드시 실망"
25일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베트남이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선정된 것은 북한이 베트남의 길을 걷기를 희망하는 미국의 바람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작년 7월 아시아 순방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베트남 성공사례’를 들어가며 김 위원장을 향해 “베트남이 왔던 길을 북한이 따른다면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언급한 사실을 상시시켰다.
정지융 중국 푸단대 북한·한국연구센터 주임은 글로벌타임스에 “베트남은 북한이 닮고 싶은 나라가 아니며, 특히 정치적으로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정 주임은 “경제분야에서 북한은 베트남으로부터 외국투자 유치 등 경험을 배울 수 있지만, 베트남 정치체제는 절대 북한의 선택 사항이 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미국이 북한을 또다른 베트남으로 만들려 한다면 미국 정부는 반드시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뤼 연구원은 “북한 정권의 유지, 즉 정치적 안보와 안정성은 언제나 최우선 과제”라면서 “이는 북미 관계가 어떻게 바뀌더라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정치적 안정은 경제 발전보다 우선 순위에 있고, 경제 발전을 정치 안정을 위해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뤼 연구원은 “북한과 베트남은 미국과의 전쟁, 강력한 사회주의 정권하의 국가라는 점에서 일부 유사점을 갖고 있지만, 그 차이도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즉 베트남은 전쟁을 통해 통일을 실현했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고, 북한은 미국을 위협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베트남의 상황은 다르며, 북한의 정치권력은 고도로 집중돼 있지만 베트남 정치체제는 북한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뤼 연구원은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북한 정권이 가진 ‘레버리지’는 미국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부연했다.
반면 베트남 전직 관리는 “북한은 베트남의 '당내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으며, 이는 북한 정당의 혁신 잠재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트남의 공산당 중앙위원회 (CPV) 전 중국 및 동북아 지역 담당자인 응우웬 빈 꾸앙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오늘 북한의 상황은 1980년 베트남 상황보다 낫기 때문에 북한이 개방을 확대할 의지가 있다면 더 나은 개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빈 꾸앙은 다만 “북한은 자국의 국내 상황에 따라 중국과 베트남으로부터 선택적으로 경험을 얻을수 있지만, 다른 나라의 모델을 그대로 복사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sophis73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