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숙소 유력' 멜리아호텔, 투숙객 외 출입 제한 나서

기사등록 2019/02/25 13:11:02

전례 없는 삼엄한 보안 태세 돌입…취재 기자들 진입 불허

공안 인사, 취재진에 "남한과 북한의 평화를 만들기 위해"

北숙소 영빈관, 차량·내부시설 폭발물 탐지 작업 벌이기도

【하노이(베트남)=뉴시스】 김지현 기자 = 북미 정상회담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숙소로 거론되는 멜리아호텔 앞에서 25일 오전(현지시각) 무장을 한 베트남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2019.02.25. fine@newsis.com
【하노이(베트남)=뉴시스】김난영 기자 =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숙소로 유력하게 점쳐지는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이 25일 전례 없는 삼엄한 보안 태세에 들어섰다.

이날 오전 찾은 멜리아호텔 인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숙소로 확실시되는 JW메리어트호텔에 설치된 것과 같은 펜스가 인근에 둘러쳐져 있었다.

아울러 호텔 진입로와 인근 도로에는 전날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베트남 공안 관계자들과 베트남 기동경찰대가 배치됐다. 이들 중 상당수가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북한 경호팀 100여명이 호텔에 입성한 24일엔 낮에만 잠시 보안이 강화됐다가 저녁이 되면서 느슨해졌지만, 이날은 오전부터 호텔 직원들과 공안요원들이 한층 강한 경계심을 내보였다.

이들은 카메라를 든 취재기자들의 호텔 진입을 불허했으며, 호텔 내에서의 촬영도 엄격하게 통제했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 로비 카페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는 사진을 찍으면 퇴장시킨다는 주의를 주기도 했다.

베트남 공안에서 호텔에 파견된 인사가 사진촬영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호텔 로비 카페를 이용하는 기자들에게 다가와 프레스카드와 취재비자를 확인하기도 했다. 한 호텔 직원은 취재진이 다가가 상황을 묻자 "보안정책 때문에 아무 것도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하노이(베트남)=뉴시스】 김지현 기자 = 북미 정상회담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숙소로 거론되는 멜리아호텔 앞에서 25일 오전(현지시각) 무장을 한 베트남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2019.02.25. fine@newsis.com
현지시간 기준 오전 9시를 넘기자 로비에 어수선한 기운이 감돌았다. 전날 입성한 북한 경호팀 중 호텔 로비와 진입로를 체크한 1인을 포함한 5명가량의 북한 경호팀이 로비 입구에 서서 잠시 대기하다 로비 한쪽에 모여 호텔 직원들과 무언가를 분주하게 의논했다.

이후 오전 9시20분께부터 베트남 공안 인사와 호텔 관계자들은 "상부 지시"라며 메뉴를 주문하고 호텔 로비 카페를 이용하던 취재진도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투숙객 명부를 들고 와 이용자가 호텔 투숙객인지를 확인했다.

호텔 관계자는 불과 30분~1시간여 전까지 카페 이용을 허가하다 갑자기 투숙객 외에는 내보내는 이유에 대해 "보안정책(security policy)"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베트남 공안 관계자는 퇴장을 거부할 경우 여권을 압수할 수 있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공안 관계자는 갑자기 취재진을 내보내는 이유에 대해 묻자 "남한과 북한의 평화를 만들기 위해(make peace for north korea and south korea)"라고 설명했다.

이에 기자가 "북한에서 오는 미스터 김(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때문인가"라고 되묻자 그는 웃으며 "나는 한 번도 김을 본 적이 없다"고 했고, "이제 보게 되는가"라고 묻자 "여기는 취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만 했다.

【하노이(베트남)=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 북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에서 베트남 군인들이 북측 차량에 대한 폭발물탐지 작업을 하고 있다. 2019.02.25. jikime@newsis.com
호텔 진입로를 지키던 또 다른 공안 관계자 역시 호텔 외부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촬영을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전날엔 사진촬영이 가능했다고 설명하자 "오늘은 안 된다"고 했고, 그 이유를 묻자 "버스 방향(bus direction)", "보안정책"이라고 답했다.

북측 실무진이 숙소로 사용 중인 베트남 영빈관도 보안이 더욱 엄격해졌다. 이날 영빈관에선 오전 9시께 군복을 입은 폭발물 탐지반이 영빈관 앞에 주차된 벤츠 승용차 2대, 흰색 승합차 1대를 상대로 차량 하부를 폭발물 탐지기로 훑으며 탐지 작업을 하기도 했다. 이들 차량은 모두 북한 관계자들이 이용하는 차량이다.

이들은 이후 영빈관 정원과 잔디밭, 분수대, 계단, 구역 내 커피숍 내부 테이블, 화분 등 여러 장소의 세부 시설들을 모두 점검했다. 화분 표면에 달라붙은 흙을 채취해 전문 기계를 이용해 검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30분이 넘도록 영빈관 시설과 잔디밭, 화분 등을 훑으며 세심한 탐지작업을 이어갔다. 이들은 경보음이 짧게 끊어지는 지점은 한 번 훑고 지나쳤지만, 경보음이 길게 이어지면 다시 한번 검사를 진행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50분께 미국 측 언론인들로 추정되는 집단이 방송용 카메라 등을 소지하고 멜리아호텔로 들어섰다. 멜리아호텔에는 미국 측 기자단 프레스센터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이날 오전 8시55분께는 북한 기자들이 호텔을 나서 차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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