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장하준 교수, 재벌개혁 우려 과도하다"

기사등록 2019/02/22 13:33:13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jc4321@newsis.com

【세종=뉴시스】위용성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2일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에 의문의 목소리를 낸 데 대해 "과도한 우려가 섞여있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장하준 교수가 주장하는 '재벌 대타협론'에 대해선 "빈 구석이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장 교수는 오래 전부터 재벌의 경영권 방어를 보장하는 방향이 필요하다며 소위 '재벌 대타협론'을 주장해왔다.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이씨, 정씨 집안이 삼성과 현대에서 쫓겨나면 국민이 하루 즐겁다. 하지만 쫓겨나는 형태가 글로벌 금융자본에 먹히는 게 되면 국민이 20년 고생하게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사촌지간이지만 분명히 다른 기조를 견지하고 있다.

그는 앞선 몇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도 "재벌에 대한 현 집권 세력의 인식과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 "재벌을 적으로 여기고 무조건 잡아넣겠다는 식이라면 경제가 살아날 길이 없다", "갈등만 하다 잘못된 부정부패 사건이 생기고 외국 투기 자본이 들어와 우리 기업을 다 잡아먹어 경제가 와해될 것이다" 등의 발언을 했다.

김 위원장은 장 교수에 대해선 "세계적인 경제학자이고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면서도 "그렇지만 그는 주로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 즉 굉장히 저개발 국가들의 경제발전 전략을 주된 연구대상으로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경제는 이미 그 단계를 지나간 나라"라고 했다.

그는 계속해서 "우리가 1960~70년대 고도 경제 성장을 달성했을 때 재벌의 역할을 지금 상황에서도 인정해야 되느냐는 문제가 있다"며 "재벌·대기업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재벌 총수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나쁜 사마리아인들' 10주년 특별판 저자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chocrystal@newsis.com


한편 김 위원장은 전날 통계작성 이래 최악으로 나타난 소득분배지표에 대해선 "고령화로 어르신들이 늘고 이와 관련해 무직자의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올해부터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근로장려금(EITC) 제도가 대폭 확대되는데 올해 9월부터 지급된다"며 정부 정책효과가 반영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밖에도 "작년에 통계 표본 산정 방식이 급격하게 바뀌는 과정에서도 영향이 있었다"며 "올해 1분기 통계가 5월쯤 나올 텐데 그때 그 결과를 보고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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