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베트남 방문 키워드 '경제'…박닌성 옌퐁공단 가보니

기사등록 2019/02/23 09:30:00

삼성전자 공장 비롯 오리온, 락앤락 등 여러 기업 모여있어

비글라세라 대학 등 산학협력도…김정은 벤치마킹 관심

中-베트남 국경 랑선성 동당역으로 올 경우 박닌성 지나게돼

【하노이·박닌(베트남)=뉴시스】김지훈 기자 = 21일 박닌성 옌퐁공단의 삼성전자 공장. 북미 2차 정상회담 의전·경호 준비를 위해 지난 16일께 베트남에 들어온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이 공단 인근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2019.02.21.  jikime@newsis.com
【하노이·박닌(베트남)=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미 2차 정상회담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선은 여전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김 위원장이 선전 효과 극대화 등을 노리고 열차와 항공기를 모두 이용할 거라는 전망까지도 나온다. 그러나 그가 이번에도 경제·산업시설을 찾을 거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김 위원장이 열차로 중국을 경유해 베트남까지 이동할 거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1958년 11월21일 당시 내각 수상이었던 김일성 주석은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에서 열차에 올랐다. 베이징과 우한을 차례로 방문한 그는 엿새 뒤 광주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11월28일 비행기를 타고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 비행장에서 연설을 했다. 그는 다음달 2일 다시 비행기로 하노이를 떠날 때까지 하노이 남동쪽 남딘성의 방직공장을 비롯한 여러 곳을 방문했다.

미국과의 2차 정상회담 관련 의전·경호 관련 준비를 위해 지난 16일부터 하노이에 머물고 있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의 동선을 통해서도 예상 이동 경로와 방문지를 예측할 수 있다.

김 부장은 하노이에 도착하기에 앞서 중국 광저우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그리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하노이로 이동했다. 광저우는 중화학공업과 기계공업 등이 발달한 무역도시다. 김 부장은 이어 하노이 도착 다음날 북동쪽에 있는 박닌성 일대를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에서 차량으로 1시간이 채 안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다.

【하노이·박닌(베트남)=뉴시스】김지훈 기자 = 21일 베트남 박닌성 옌퐁공단의 락앤락 건물. 2019.02.22. jikime@newsis.com
박닌성에는 옌퐁공단이 있다. 시내 중심가에서 차량으로 10분 정도 이동하자 삼성전자 공장뿐만 아니라 오리온, 락앤락 등 여러 기업이 모여있는 이 공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규모가 크다는 삼성전자 공장 주차장에는 오토바이와 대형버스가 빼곡했다.

옌퐁공단에는 또한 비글라세라 대학(Viglacera College) 등이 위치해 산학협력도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이 숙소로 사용하는 기숙사도 공단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대규모 경제특구 개발을 원하고 있는 김 위원장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곳인 셈이다.

북한은 김 부장을 통해 중국과 베트남 국경지역인 랑선성의 동당역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곳을 통해 베트남을 방문할 경우 이동경로상으로 볼 때 박닌성을 지나게 된다. 이 또한 김 위원장의 공단 방문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베트남으로 들어올 때가 아니라 귀국길에 오를 때 육로로 이동하며 산업시설 등을 둘러볼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11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방문했던 산업·항만도시 하이퐁도 김 위원장의 유력 방문지 중 한 곳이다. 이곳에는 베트남 최초의 완성차 생산 업체인 빈패스트 등이 있다.
【서울=뉴시스】

김 위원장이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1차 정상회담 때처럼 야경을 보기 위해 심야 투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밖에 호치민 묘지를 참배하고 주석궁에서 응우옌 푸 쫑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jikim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