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협상단 만난 英메이…'돌파구' 못찾고 이달말 재회동

기사등록 2019/02/21 10:45:07

메이 '안정장치'에도 EU 반응 미지근

가디언 "英정부, 재협상 희망은 버린 듯"

【브뤼셀=AP/뉴시스】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왼쪽)와 장 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이 20일(현지시간)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측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건설적인 회담"을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브렉시트를 둘러싼 돌파구는 찾지 못한 상태다. 2019.02.21.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저녁 브뤼셀에서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만나 회담을 벌였으나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올해 3월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메이 총리는 '안전장치(Backstop·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간 통행 및 통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와 관련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변화"를 요구했으나 EU 협상단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이날 가디언에 따르면 두 사람은 회담 직후 공동 성명을 통해 "건설적인 회담을 진행했다"며 빠른 시일 내에 EU의 역사적 의의와 영국의 깊은 역사, 그리고 양측의 특별한 동반자 관계를 고려한 해결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이달 말께 다시 만나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메이 총리는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의 대담을 통해 "(회담에서) 안전장치가 무기한으로 연장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법적 구속력이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이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본질은 시간이다. 영국이 EU를 탈퇴할 때 합의된 상태에서 떠나는 것이 우리에겐 이익이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또 이번 회담에 대해 "진전이 있었다"고 총평했다.

그러나 EU 측은 반응은 미지근하다.

【브뤼셀=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만난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가운데)이 자신의 뺨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메이 총리와의 회동 전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과 만난 융커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메이 총리 때문에 난 상처는 아니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2019.02.21.


융커 위원장은 이날 메이 총리와의 회동 전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과 만나 브렉시트를 두고 논의했다. 파호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아일랜드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용이라면 슬로베니아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뺨에 반창고를 붙이고 등장한 융커 위원장은 "면도를 하다가 베었다"며 "오늘 아침 불운한 징조가 있었다. 갑자기 이 얘기를 하는 것은 파호르 대통령이 이 상처가 메이 총리 때문에 났다고 오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EU의 한 고위 외교관은 메이 총리의 안전장치 제안에 대해 "그는 우리가 상상 속의 안전한 공간에 머물 수 있을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는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가디언은 현재 영국 정부는 EU와의 브렉시트 '재협상' 희망에서 한 발 물러나 '안전장치'의 법적 확약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티브 바클레이 브렉시트부 장관과 제프리 콕스 법무장관은 21일 브뤼셀에서 실무협상을 지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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