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로 중국 종단한 후 베트남 접경 지역에서 비행기로 환승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까지 어떻게 이동할지 각종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열차와 비행기를 섞어 타고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열차로 중국을 종단해 이동한 후 베트남과 중국 접경 지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하노이까지 간다는 것이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김 위원장이 북한에서 하노이까지 열차로만 이동하게 되면 이동 시간이 너무길어 보안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익명의 한 한국 정부 관계자는 SCMP에 "김 위원장이 그렇게 멀리까지 혼자 열차를 타고갈지 의문"이라면서 "비행기도 함께 이용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에서 하노이까지의 열차 여행 경로는 대중들이 이미 잘 알고 있다"며, 철통보안을 중시하는 김 위원장이 "보안을 이유"로 철도만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꺼릴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와 정부 부처 관계자도 유사한 전망을 내놨다.
외신에서는 김 위원장의 교통수단과 관련해 '육로' 즉 철도를 이용해 중국을 횡단해 베트남까지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20일 보도에서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열차를 타고 중국을 종단해 내려온 후, 중국 접경에 있는 베트남 동당역에서 차량을 갈아타고 하노이까지 이동하는 경로를 베트남 당국이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집권 후 처음으로 지난해 3월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베이징(北京)까지 초록색 특별열차를 타고 이동했다. 이 열차는 조부인 김일성과 아버지인 김정일이 이용했던 것과 같은 것으로, 최고 속도는 시속 60㎞ 정도라고 추정되고 있다.
즉 김정은이 이 열차로 북한의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시에서 출발해 베트남까지 이동한다면 약 60시간, 즉 이틀 반 정도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이 열차로 베트남까지 가장 빨리 가기 위해서는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지난(濟南), 지린(吉林), 난징(南京), 난징(南京) 등 수 많은 도시에 정차하지 않고 지나쳐야 베트남과 인접한 남서부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시에 도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희대학교 중국 외교 정책학과 주재우 교수는 "김 위원장이 열차로 베이징에서 상하이를 통과한 후 산둥(山東)성과 그 아래 장쑤(江蘇)성을 이동해 서부 윈난성 쿤밍시까지 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주 교수는 "그 경로는 덜 노출된 것이라 보안에 훨씬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열차로 중국을 종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동 도중에 중국 정부 관계자들과 만남을 갖는 것 아니냐는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비정부기구(NGO) 국제위기그룹(ICG)의 북한 분석가인 크리스토퍼 그린은 "김정은이 (중간에 중국 정부 관계자를 만나지 않고) 하노이까지 갈 것으로 추측한다"면서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어 "회담 후 돌아가는 길에는 중국 경제 허브인 광둥(廣東)성 등지에 들를 것으로 생각한다"며, "광둥성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각각 지난해 11월과 12월 그리고 바로 며칠 전 하노이로 갈 때 들렀던 곳"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북미회담 장소로는 하노이 영빈관(Government Guesthouse)이 유력하게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베트남의 프랑스 식민지 시절 건립된 건물로 하노이 중심부에 위치하며 베트남 정부의 게스트하우스로 이용되고 있다. 또 다른 유력 회담 장소로는 영빈관 인근 메트로폴 호텔도 고려되고 있다.
ch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