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에 있는 북한 교민을 위한 유일한 유치원
북한으로부터 거의 모든 자재 기부 받아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한 유치원에서 북한 어린이들이 노래와 춤 연습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위원장의 베트남 체류 기간 중 유치원 방문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20일 AFP통신에 따르면, 하노이에 위치한 '베트남-북한 우정 유치원' 원생들은 오는 27~28일 개최될 2차 북미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을 환영하기 위해 노래와 율동 등을 연습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해당 유치원을 방문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치원 측은 김 위원장의 방문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하노이 주재 북한대사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이 유치원을 직접 방문한 AFP 취재진은 알록달록 예쁜 색깔의 한복을 입고 노래와 율동 연습을 하는 북한 어린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3~5세 사이의 이 어린이들은 김정은의 조부인 고(故) 김일성 주석의 이름을 딴 '김일성' 반 학생들로, 한글로 된 노래와 춤을 연습했다고 한다. 유치원 벽면에는 김일성 주석과 호찌민 전 베트남 주석의 초상화가 걸렸다.
이 유치원은 하노이에 있는 북한 어린이를 위한 유일한 유치원으로 1978년 설립됐다. 담요 및 낮잠을 위한 매트리스에서부터 숟가락 젓가락과 식기에 이르기까지 유치원 운영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재는 북한이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만해도 베트남 경제가 어려워 북한으로부터 원조를 받던 시절이다.
현재 유치원에 다니는 총 원생 수는 450여명으로, 이들은 김치와 김밥 같은 전통음식에서부터 한복과 같은 전통의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북한 문화에 대해 배운다고 한다.
이 유치원에는 현재도 때때로 북한 관계자들 및 대사관 직원 등이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치원의 수석 교사로 근무했던 호앙 티 탄은 "북한 친구들은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여전히 이 유치원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위원장이 유치원에 방문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유치원 교장인 응오 티 민 하는 "우리는 김정은 북한 지도자의 베트남 방문과 유치원 방문을 정말 환영하고 싶다"며 "이러한 바람을 북한대사관 측에 전달했다"고 했다.
2차 북미회담은 오는 27~28일 이틀간 하노이에서 열리지만, 아직까지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 일정 등에 대해서는 일체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김 위원장이 회담 이틀 전인 25일 베트남에 도착해 응우옌 푸 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보도한 바 있어, 27일 도착하는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보다는 장기간 베트남에 체류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베트남-북한 우정 유치원을 포함해 베트남 곳곳의 북한 관련 시설 방문 가능성도 있다.
ch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