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중심으로 경쟁 본격화
하나금융은 키움·SKT와 컴소시움
제3인터넷은행 경쟁 치열해질듯
19일 하나금융그룹은 키움증권과 SK텔레콤과 함께 컨소시움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구체적인 예비인가 신청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이 오래 전부터 인터넷은행 진출을 타진해온 터라 금융권 안팎에서는 실제 도전 여부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하나금융은 이미 지난 2016년 SK텔레콤과 합작해 모바일 생활금융 플랫폼 '핀크'를 설립하는 등 꾸준히 ICT 연계 사업을 시도해왔다.
이번에도 통신업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손을 잡고 나선 만큼 금융 서비스 혁신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SK텔레콤 측은 AI, 빅데이터 등 뉴 ICT 기술과 금융 서비스 융합을 통해 고객들이 겪었던 불편을 해소하고 편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키움증권도 오프라인 중심의 증권업계의 패러다임을 온라인으로 바꾼 대표적인 증권사로 디지털 전환을 지속 추진해온 곳이다. 온라인 증권사 1위, 증권 비대면 가입자수 1위로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속한 다우키움그룹은 한국 1세대 IT벤처기업으로 ICT전문기업인 다우기술이 모기업이다.
이들 3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향후 금융과 IT, 핀테크 등 다양한 파트너사의 참여를 통해 신개념 융합기술을 지속적으로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최대주주로는 키움증권이 나설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KEB하나은행을 갖고 있어 대주주로 나서기 어렵고 SK텔레콤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 규정에 걸려 인터넷은행 지분을 10% 넘게 보유할 수 없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의 승자는 변화의 수용자가 아닌 변화의 주도자"라며 "혁신 성장과 포용 성장을 주도하며 이종(異種)업종 간 융합기술과 시너지를 통해 혜택을 극대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도 "각 사가 보유한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증권, 은행, ICT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과 시너지를 도모할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이 요구하는 역량을 충족함과 동시에 새로운 금융혁신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들이 잇따라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하는 이유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좀더 '강력한 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모바일 어플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업종간의 기술적 결합을 이루면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그룹도 11일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손잡고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은 각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인터넷전문은행 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금융 빅데이터나 인프라 등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의 강력한 적수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네이버, 인터파크 등이 불참하며 일었던 제3인터넷전문은행 '흥행 실패' 우려는 일축된 상황이다.
제3인터넷은행은 5월께 정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예비인가 신청을 받은 뒤 최대 3개 사에게 인가를 내줄 예정이다.
min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