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1.1조 증가…신용대출 5년만에 최대 감소
전세자금 수요 지속에도 주택거래 둔화, 계절적 영향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연초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가계대출이 2년 만에 가장 적게 증가했고, 기타대출은 5년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계절적 특성상 수요 자체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주택매매거래가 둔화하면서 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은행의 '1월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828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1000억원 증가하는 데에 그쳤다. 지난 2017년 1월(1000억원 증가) 이후 2년 만에 증가폭이 가장 적었다. 전월 증가액(5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약 5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은 610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6000억원 늘었다. 전월 4조9000억원 증가한 것에 비해서는 축소된 수준이다. 지난해 4월(2조4000억원 증가) 이후 9개월 만에 최저 증가폭이었다. 다만 지난해 같은달 1조3000억원 늘어난 데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증가폭이 다소 확대되긴 했다.
이는 주택 거래가 둔화되면서 개별 주택담보대출은 축소된 것으로 추정되나 전세자금 수요가 지속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인 파악은 어렵지만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000호로 1년 전(1만호)보다 큰 폭 줄었다. 반면 서울시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지난해 1월 1만호에서 지난달 1만3000호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은 급감했다. 지난달 기타대출은 217조원으로 전월보다 1조5000억원 줄었다. 지난 2014년 1월(1억8000만원 감소) 이후 5년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설 상여금과 성과급 등이 유입된 영향이다. 아울러 신용대출까지 옥죄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의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긴 했으나 1월에는 계절적 특성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향후 증가 추이를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 기업대출(831조7000만원)은 지난해 12월 6조8000억원 감소했다가 지난달 7조6000억원 늘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연말 일시 상환분 재취급과 부가세 납부를 위한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기업 대출은 3조4000억원 증가했고, 중소기업 대출도 4조3000억원 늘었다.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1조1000억원 늘어 31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3000억원 증가)보다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통상 1월에는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해 1월 증가폭은 1억500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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