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은 폭동" 주장에 반발, 5월 단체 서울행
"우리가 이렇게 살아있는데" 목발 60대 분노
26살 때 군인이 쏜 총에 맞아…의족도 못해
"80살 되는 나, 광주 지켜달라 마지막 부탁"
30대 때 일 보러 가다 계엄군에 맞서 싸워
국회 찾아 국회의장·정당대표와 잇단 면담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진행된 규탄 집회에서 만난 임씨는 "여기 우리가 이렇게 버젓이 살아 있는데 이러면 되겠느냐"며 울화를 억누르지 못했다.
5·18 민주화운동 부상자회에서 복지국장을 맡고 있는 임씨는 26살이던 1980년 광주에서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왼쪽 다리를 잃었다. 남은 다리가 너무 짧아 의족도 끼우지 못하고 목발에 의지해 40여년을 살았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 그 때 학생이었던 어린 자식들을 잃은 부모도 여럿 왔다"며 "그런데도 손바닥으로 하늘이 가려질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한탄했다.
이날 5·18 재단, 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장 등 '5월 단체' 및 광주 시민 230여명은 버스 5대에 나눠 타고 국회로 향했다. 5·18 민주화운동을 향해 망언을 내뱉은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에 맞선 상경투쟁을 하기 위해서다.
남파 간첩으로 몰려 고초를 겪은 전옥주씨는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5·18의 밤을 잊지말자"며 "우리는 누구도 먼저 죽이지 않았다. 때리지도 않았다. 우리는 빨갱이도 폭도도 아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어 "30대이던 그때 일을 보러 가다가 계엄군의 학살을 목격하고 같이 맞서 싸운 적이 있었다"며 "우리나라 민주화의 역사를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5·18 유공자 등은 지난 11일부터 국회 앞에서 지만원씨 구속과 한국당 의원 사퇴를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편 같은 시간 국회 안에서는 5·18재단 이사장·상임이사, 5·18 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장, 광주시민단체협의회·진보연대·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장 등 대표단 10여 명이 국회의장실과 자유한국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 지도부를 차례로 만났다.
이어 국회 정론관에서 5·18 역사 왜곡 근절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망언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한국당 의원 제명·징계 ▲공식 사죄 ▲5·18 왜곡·폄훼 처벌 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지난 8일 김진태·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보수논객 지만원 소장 등은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 등으로 규정해 논란이 됐다.
이 의원은 공청회에서 "5·18 폭동이라고 했는데, 그게 5·18 민주화운동으로 변질이 됐다"고 주장했고, 김순례 의원은 "종북좌파들이 지금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집단을 만들어내면서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 소장은 "5·18 역사는 좌익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북한군 개입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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