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차량 24시간 소독·매일 수시 방역
항체검사 등 지속 관리·드론 이용 방역
축산농가 "설 대목 출하 앞두고 허탈"
설을 앞둔 지난달 말 경기 안성에서 시작된 구제역으로 국내에서 구제역이 처음 확인된 1934년 이래 구제역이 발병하지 않은 전남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남은 구제역 발병 종인 우제류(소·돼지 등 발굽 2개를 가진 포유류) 공급이 충분해 외부 가축 유입이 적어 85년 동안 '구제역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청정지역' 전남 곳곳에서도 전국 일제방역에 맞춰 차단 방역이 분주하게 펼쳐졌다.
7일 오후 함평군 거점방역시설.
거점방역시설 내 차량소독기에는 축사·도축장을 오가는 차량들이 잇따라 들어섰다. 차량이 정차하자 구제역 바이러스 살균 소독액이 차량에 뿌려졌고 차량 바퀴 살균과 자외선 소독이 진행됐다.
그 사이 차량 운전자도 1분 가량 대인소독을 한 뒤 소독 필증을 받았다.
구제역 차단방역 지역에 출입하는 모든 인원과 차량은 이 곳에서 소독을 거친 뒤 출입이 가능하다.
24시간 운영하는 거점방역시설에서 이날 하루에만 차량 90여대가 소독을 마쳤다. 지난 일주일 동안 소독을 마친 차량은 250여대에 달한다.
거점방역시설에서 소독을 거친 방역차량은 지역 내 한우축사 주변을 2~3차례 돌며 소독액을 뿌렸다.
축사 주인은 "30여년 간 소를 키웠지만 구제역이 발생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구제역이 더는 확산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청·축협 공동방제단은 50마리 미만 영세 농가를 대상으로 광역방제기 탑재 차량 1대, 방역차량 4대를 동원해 축사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영세 축산농가 차단방역은 차량 1대가 농가 10여 곳을 돌며 매일 8시간 가량 진행된다.
소독액은 물 1000ℓ에 분말형 소독약 6㎏을 희석시켜 만든다. 1t짜리 소독액 탱크를 실은 방역차량은 1대당 하루 평균 3~4차례 인근 소방관서에서 급수지원을 받고 있다.
50마리 이상 축산농가의 경우 자체 소독설비를 갖추고 수시로 방역하고 있으며, 방역당국은 생석회와 소독약을 축산농가의 사육 두수에 따라 지원하고 있다.
김낙연(58) 함평 한우협회장은 "설 대목에 맞춰 출하 준비를 하던 농가들은 허탈하다"면서 "직접 피해는 아직 없지만 한우의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돼 수출길이 막힐까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어 "구제역이 무사히 지나가면 정부가 출하량 조절 조치 등에 나서 소득보전에 힘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30여 년 간 소를 키워온 고재철(53)씨는 "지역과 무관하게 구제역 발생 자체가 축산인 입장에서는 큰 악재다"면서 "백신 예방접종과 방역에 따른 스트레스로 출산을 앞둔 소가 유산하는 경우도 흔하다. 가슴이 아프다"고 울상을 지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해 예방순찰·차단방역을 강화하고 있다"며 "침을 흘리거나 힘없이 쓰러지는 가축을 발견할 경우 지체없이 구제역 의심 신고를 해달라"고 강조했다.
전남동물위생시험소는 24시간 비상근무하며 백신접종 확인 항체검사, 신속한 진단검사, 축산농가 차단방역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오는 18일부터 구제역 항체 양성률 일제검사를 벌여 기준치에 미달한 농가를 대상으로 재접종·재검사를 진행한다. 또 소·돼지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백신항체 확대검사를 펼칠 계획이다.
전남농협도 이날 지역 가축시장, 도축가공시설, 밀집사육지역·우제류 사육농장 등 총 1만574곳에 대해 집중 소독작업을 벌였다.
농협은 방역차량 진입이 어려운 축산밀집단지 소독에 드론을 이용하는 등 지역 특성에 맞춰 입체적 방역을 진행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전남에서는 소 45만 마리(전국 2위), 돼지 110만 마리(전국 5위)가 사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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