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대책위 "정규직 전환 이끌어내…감시 계속할 것"

기사등록 2019/02/05 16:24:15

"직접고용 아니나 공공기관으로서 정규직 전환"

"하청 노동자 산재에 원청사 책임 있는 것 확인"

"차후 진상규명위 조사 결과 끝까지 감시할 것"

김용균씨 장례 7~9일 확정…태안화력서 노제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고 김용균씨 분향소 앞에서 열린 당정 발표에 대한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19.02.05.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이창환 수습기자 = 정부와 여당이 태안 화력발전소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향년 24세) 사망 사고에 대한 후속대책 합의안을 내놓으면서 대책위 또한 단식 농성을 종료했다.

청년 비정규직 고(故)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5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연료·환경설비 운전 업무에 대해 발전소 직접고용은 아니지만 공공기관으로서의 정규직 전환을 이끌어냈고, 경상정비 업무의 정규직 전환 협의도 즉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위험의 외주화 방지' 원칙을 확인하고 하청 노동자의 산재 사고에도 원청사에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며 "원청이 당초에 정한 금액대로 하청 노동자에게 임금을 삭감 없이 지급하도록 해 부당한 중간 착취를 없애고 처우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부 개정됐다"며 "법으로 보호받는 이들의 범위가 넓어지고, 원청의 의무가 강화됐다. 또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앞으로 나올 조사 결과와 이에 따른 권고를 정부여당과 사측이 수용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이 같은 합의안 발표와 함께 앞으로도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책위는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한 근본적 개선 방안 마련과 책임자 처벌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이루기 위한 노동자 투쟁 지원 ▲공공부문 전체 '죽음의 외주화'를 끝내기 위한 투쟁 지속 ▲산업안전보건법 개정과 시행령 개정을 통해 노동자 안전을 지키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통한 기업과 책임자들 실질적 처벌 ▲발전 부문을 포함한 공공서비스 공공성 회복 등을 목표로 연대를 계속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고 김용균씨 분향소 앞에서 열린 당정 발표에 대한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2.05.  20hwan@newsis.com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는 "두달 전까지는 이렇게 어두운 세상이 있는 걸 몰랐다. 아이가 죽고 정말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아이 동료들과 현장을 가고 열악한 환경을 제 눈으로 봤다"며 "다들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이제 우리 아들처럼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울먹였다.

이어 "수천 명 죽은 사람들은 우리가 이렇게 해결해주지 않아 죽은 것이고, 해결이 안되면 앞으로도 그렇게 죽어나갈 게 뻔하다. 내 일 아니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며 "우리 아들의 죽음이 억울한 죽음이 안되게 도와주신 분들과 시민들께 감사하다. 앞으로도 진상규명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최준식 시민대책위 공동대표(공공운수노조 위원장)는 "흩어졌다가 모인다는 설날에 우리는 김용균 동지를 평안한 곳으로 보낼 수 있는 당정 발표를 들었다"며 "우리 대책위는 6월30일 나올 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가 어떻게 이행되는지 끝까지 확인할 것"이라며 환영의 의사를 드러냈다.

대책위는 오는 7일부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김용균씨의 장례를 치를 예정이며 후속대책에 대한 감시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장례는 3일장을 거쳐 9일 발인 후 태안화력에서 노제가 진행되며 장지는 마석모란공원에 안치된다.

박석운 공동대표(한국진보연대 대표)는 "단식했던 이들은 오늘부로 단식을 해제하고 병원에서 간단한 점검과 조치를 받겠다"며 "대책위는 장례를 치른 후에도 진상규명위원회가 제대로 진행되도록 하는 사회적 감시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고 김용균씨 분향소 뒷편에서 열린 합동차례에서 박석운 김용균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가 잔을 올리고 있다. 2019.02.05.  20hwan@newsis.com
이날 대책위는 기자회견에 앞서 오후 2시부터 단식농성을 하던 대표 6인을 중심으로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모여 설맞이 합동차례를 지내기도 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 김재근 청년전태일 대표, 김태연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 이단아 형명재단 이사 등 김용균 시민대책위 대표단 6명은 지난 22일부터 시행해 온 단식 농성을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종료했다.

김용균씨는 지난해 12월11일 오전 3시20분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연료공급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한 채로 직장동료에게 발견됐다. 당시 김씨는 협력업체인 한국발전기술 근로자 소속으로 석탄운송 관련 작업을 하던 중 이같은 사고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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