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韓정부 상황 평가와 향후 과제 등 의견 전달
靑 "우리가 북미 간 중간자, 중재자로서 성격 짙어져"
비건, 이도훈-해리스-정의용 연쇄 회동…쟁점 조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단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 실장은 오늘 오후 4시부터 50분 동안 청와대에서 비건 대표와 면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정 실장은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미국 측의 입장을 듣고, 우리 정부가 생각하는 현 단계의 상황 평가와 앞으로 해야 할 과제 등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이 자리에서 예정된 북미 간 실무협상이 내실있게 진행 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김 대변인은 다만 정 실장이 전달한 우리 정부의 향후 과제가 어떤 부분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향후 북미 간 협상 과정에서 비핵화 동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도 나름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비건 대표가 이번 후속 실무협상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함께 우라늄 농축시설 신고·폐기까지 폐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긍정적인 관측들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신년사를 통해 미국의 실질적인 상응조치를 전제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폐기, ICBM 등 미사일 생산라인 폐기, 영변을 제외한 다른 핵시설 단지의 폐기 등을 구체적으로 북한이 추가적으로 취해야 할 비핵화 조치의 예로 든 바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 실장과 비건 대표의 면담과 관련해 "우리가 북미 간의 중간자, 중재자 성격이 짙다고 할 수 있다"며 "대북 제재 완화 문제를 포함해 우리 측이 상대적으로 해야할 일이 많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추후 실무협상 과정에서 북한에 제시할 상응조치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우리 정부와 긴밀한 공조를 취해야할 부분이 많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재개 여부를 언급하며 "남은 과제인 국제 제재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었다.
비건 대표는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북한의 김혁철 전 스페인 대사와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막바지 실무협상을 위해 방한했다.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비건 대표는 서울 시내 모처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북미 후속 실무협상 등과 관련된 현안을 협의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숙소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회동을 갖는 등 북한과 실무협상을 앞두고 막바지 조율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비건 대표가 해리스 대사와의 회동 전후로 이 본부장과 정 실장을 각각 만났다는 점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 초안을 놓고 최종 쟁점을 조율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한편 비건 대표가 청와대를 찾아 정 실장을 면담한 것은 지난해 12월21일 이후 45일 만이다. 당시 비건 대표와 정 실장은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앞두고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대북협력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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