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특별대표는 3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 소재 스탠퍼드대학에서 가진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탠퍼드대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강연 영상에 따르면 비건은 지난 17~19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을 거론하며 "(트럼프-김영철 만남보다) 덜 주목받았지만 굉장히 중요한 만남이 있었다"며 "새로운 카운터파트 김혁철과 첫 실무 차원의 논의를 하는 기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우린 생산적이고 집중적이며 성과 지향적인 논의를 했다"며 "앞으로 열릴 포괄적 실무차원 협상 계획의 첫 발을 뗐다"고 강조했다.
비건은 "우리는 첫 회담 결과에 만족했다"며 "아주 가까운 미래에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모든 요소들을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들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건이 자신의 파트너가 김혁철 전 대사임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김 부위원장의 방미에서 "비건이 새롭게 지명된 (북한측) 카운터 파트와 만날 기회를 가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실무협상의 북측 대표가 최선희 외무성 부상에서 김 전 대사로 바뀌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 전 대사는 지난 2014년 스페인 주재 대사로 임명되기 전까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지만,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북한 외무성에서 키운 '핵협상' 전략통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 역시 김 전 대사가 군축 전문가라고 평가했으며 대미 실무협상 비핵화 의제를 담당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
북한이 대미 실무협상 진용을 비핵화, 관계개선, 평화체제 3개 분야로 세분화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비핵화는 김 전 대사, 관계개선은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평화체제는 최 부상이 맡아 비건 특별대표를 상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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