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두 대통령, 군부에 지지 호소 경쟁

기사등록 2019/01/28 08:37:56

마두로는 TV연설, 과이도는 군인들에 전단지

【카라카스 ( 베네수엘라) = AP/뉴시스】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임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가  27일(현지시간) 부인 파비아나 로살레스( 오른쪽 두번째)와 함께 시위 희생자를 위한 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카라카스( 베네수엘라 ) =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불법선거를 이유로 스스로 대통령임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가 27일(현지시간) 본격적인 군부 회유를 위한 경쟁에 나섰다.

과이도는 이 날 군인들에게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는데 가담할 경우에도 보호받을 수 있는 사면법을 자세히 안내하는 전단지를 나눠주면서 캠페인을 벌였다.

이와 동시에 마두로 대통령은 햇볕에 그을린 피곤한 모습으로 군사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내서 영향력을 과시했다.   그는 군 최고 사령관들을 양쪽에 거느린 채  맞은 편 산을 향해 발사되는 중화기 발사훈련을 지켜보았고, 수륙양용 탱크에도 탑승했다.

마두로는 또 국영 TV방송에 출연해서 병사들을 향해 제국주의 미국의 쿠데타 음모에 가담할 계획이냐고 물었고 군인들은 일제히 " 아니오, 군 최고 사령관님!"하고 합창했다.  그러자 마두로는 "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우리 조국을 지킬 준비가 되어있다"고 화답했다.

이 같은 두 라이벌의 군부 지지 획득경쟁은 누가 베네수엘라의 진짜 적법한 대통령인가하는 세계적인 논쟁에서 다시금 군부를 중심적 위치에 올려놓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이미 마두로 퇴진 운동으로 24명이 죽고 수천명이 부상을 당한 베네수엘라를 더욱 깊은 정치적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 주 야당이 다수인 베네수엘라 의회의 야당출신 의장인 후안 과이도(35)는 스스로 임시 대통령직을 맡았다고 선언하고 곧 자유선거를 실시해서 마두로의 독재정권을 끝장내자고 선포했다.

【AP/뉴시스】카라카스 성당의 과이도 지지자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발표했고 이 때문에 마두로는 미국과 국교단절, 미국 외교관의 72시간내 추방등을 발표하면서 대치했다.  그러나 마두로는 나중에 마음이 약해져 추방 시한을 30일로 늘리고 대화의 시간을 갖기를 원했다.

26일 유엔안보리에 상정된 베네수엘라 대통령 문제는 러시아와 중국이 마두로를 끝내 지지하면서 이렇다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프랑스, 영국, 독일은 마두로가 재선거를 8일 내에 실시하지 않으면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인정하겠다며 마두로를 압박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무장 군대는 여전히 마두로의 정권유지의 핵심 세력이며 23일 이후 퇴진 시위에서 최루가스와 실탄을 시위대에게 발사해 24명이 죽고 수 천명이 다쳤다.

이에 대항해 과이도 지지자들은 직접 군인들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서 27일부터 안심하고 마두로를 등지라는 안내문을 돌리고 있다.  최근 국가보안군과 주민들이 격돌했던  파라이소에서는 야당의원 이블레브 실바가 두 손을 높이들고 중무기와 진압복 차림의 군대 저지선까지나아가 전단지를 돌렸다.

그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여러분 한명 한명을 신뢰한다"고 말했지만,  그들의 사령관은 군대가 볼리바르 혁명과 마두로 정권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장면은 카라카스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어떤 곳에서는 군인 한 명이 자기가 받은 전단지를 불태우기도 했고, 또 어떤 병사는 야당의 호소를 거부하면서 전단지 뭉치를 문밖으로 내던지기도 했다.

【 카라카스 = AP/뉴시스 】마두로 퇴진을 외치는 베네수엘라 시위대 . 
이 날 과이도는 자신은 국회의장으로서 헌법상 유사시에 대통령 권한 대행이 될 수 있다면서 재선거가 실시될 때까지 임시 대통령직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시위 도중에 피살된 사람들을 위한 일요 미사에서 나온 그는 군대를 향해서 "같은 베네수엘라의 동포들에게 더 이상 총을 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금까지 진압과정에서 사실상 '학살'을 자행한 군인과 최근 죽음에 대해 국제사회의 다른 나라 군대, 검찰, 판사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하면서,  책임자를 색출해서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cm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