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피치, 한국 국가신용등급 'AA-' 유지

기사등록 2019/01/24 14:56:22

"대외건전성·거시경제 성과 타국보다 견조"

"지정학적 위험과 고령화 및 저생산성 반영"

"정부 부채 38.6%→22년 43.7% 증가할 전망"

"1인당 국민소득 낮으나 경제발전수준 높아"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24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전망은 '안정적'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외건전성과 다른 나라보다 견조한 거시경제 성과, 지정학적 위험, 고령화 및 저(低)생산성 등 장기도전요인을 반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7년 3.1%에서 2018년 2.7%(한국은행 속보치 기준)로 둔화됐으나 성장세가 다른 AA등급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향후 세계 무역갈등 등에 따른 하방 위험은 상당하다는 전망이다. 최저임금이 2회 인상돼 실업률이 소폭 상승하고 저숙련 일자리 창출에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제활동인구 감소와 조선업 등 구조조정이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지정학적 위험은 여전한 신용등급 제약요인이다. 지난해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의 긴장은 일부 완화됐지만 유엔(UN) 대북(對北) 제재를 해제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피치는 단기간 내 통일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국가재정상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외건전성의 경우 대외순자산 상태가 견고하다. 최근 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함에도 유사 신용등급의 다른 국가보다 회복 탄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다만 정부 부채는 GDP 대비 38.6%로 현재는 AA등급(중간값 39.4%)에 부합하나 2022년에는 43.7%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져 중기적으로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충격에 따른 취약성이 커졌다. 다만 증가속도는 최근 둔화됐다. 또 가계자산 규모가 커 금융 안정성 위험을 줄이고 있다.

현재 한국의 거버넌스는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정부의 투명성 제고 및 정경유착 해소 노력 등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은 AA등급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나 전반적인 경제발전수준은 소득 대비 높다. 기업환경도 세계은행(WB)의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순위에서 190개국 중 5위로 양호한 수준이다.

피치는 ▲지정학적 위험의 구조적 완화 ▲정경분리 등 거버넌스 개선 ▲생산성 제고를 위한 개혁을 통해 가계부채 악화 없이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증거 등이 나타날 경우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한반도 긴장의 상당한 악화 ▲예기치 못한 공공부문 부채의 대규모 증가 ▲예상보다 낮은 중기 성장률 등이 발생하면 국가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

기재부는 "국제신평사에 최신 대북 진전사항 및 한국경제 동향을 적시에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신인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피치는 한국과 대만·벨기에·카타르 등을 AA-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AAA등급은 미국 등 11개국, AA+등급은 홍콩 등 3개국, AA등급은 영국 등 5개국이다. 일본은 A등급, 중국은 A+등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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