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니치 "일본정부, 한국 대응에 피로감"
요미우리 "2차 북미회담 등 한반도 정세도 영향"
산케이 "한국군을 우군이라 부를 수없다"
마이니치신문은 "한일관계 '냉각'을 꾀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 정부는 한국이 일관되게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협의를 계속해도 한일관계가 더 악화될 뿐이라고 판단해 과열된 레이더 갈등 문제의 '냉각'을 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문은 방위성이 발표한 '최종견해'에 한국의 주장을 조목조목 따지는 부분이 많아 문제가 진정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일본 방위성이 돌연 '최종견해'를 발표하고 사실상 협의 중단을 선언한 것은 일본 정부가 한국 측의 대응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가 "길게 끌고가봐야 어쩔 수 없다"며 "뭐라고 말해도 한국 측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방위성은 '최종견해'에서도 "한국 측의 주장은 객관적 증거에 근거하지 않아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화기관제레이더 조사(照射·비춤)와 관련된 중요한 논점을 희석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한일간 레이더 갈등이 증폭된 데는 징용배상 판결 등 한일관계 악화가 배경이며, 특히 한일관계 개선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하는 청와대가 남북관계와 국내 경제문제 등으로 레이더 조사문제는 국방부에게 떠맡기면서 사실상 한일관계를 방치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갑자기 '최종견해'를 발표하고 한국과의 협의를 중단한 것은 한국이 객관적인 증거를 갖고 논의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로써 한일간 레이더갈등은 일단락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문은 일본 정부가 현 시점에서 갑자기 협의를 중단한 데는 오는 2월말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한반도정세가 움직이고 있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한국 측이 레이더 조사를 일관되게 인정하지 않아 협의가 평행선을 이루고 있어 일본 정부는 더이상 한국과 협의하는 것보다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방위성의 '최종견해'는 한국어, 일본어, 영어로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이와 관련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도 2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국민을 비롯 대외적으로 제대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국과의 협의에 의한 원만한 해결은 어렵다고 판단, '최종견해'를 통한 국제사회 호소로 자세를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문은 (현 상황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연대해온 한일, 한미일 방위협력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일본 방위성 관계자가 "'최종견해'를 내놓았지만 사실 규명과 재발 방지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구체적인 대응에 대해서는 한국의 반응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아울러 자민당 내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는 한국과의 방위협력 축소 및 중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면서 자위대 내에서도 "지금의 한국군을 우군이라고 부를 수 없다"며 "형태뿐인 한일 안보협력은 의미가 없다"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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