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친일 잔재물 '수두룩'…단죄비 설치 검토(종합)

기사등록 2019/01/09 17:44:59

광주교대 산학협력단 친일 잔재 연구용역 결과

경찰·사법·교육 분야 친일 인사 150여명 발굴

건축물·교가 등 곳곳 산재 "단죄비, 교육 필요"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사법·경찰·교육 등 각 분야 친일인사 156명과 관련된 친일 잔재물이 광주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것으로 광주교대 산학협력단 연구결과 확인됐다고 9일 광주시가 밝혔다. 사진은 광주 도심에서 발견된, 일제 강점기 군사용 동굴. 2019.01.09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구길용 송창헌 기자 = 사법·경찰·교육 등 각 분야 친일인사 156명과 관련된 친일 잔재물이 광주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석과 누정현판은 물론 일선 학교 교가에 까지 다양한 형태로 남아 있으며 이들 '친일 흔적'에 대해서는 단죄비 설치와 교육자료 활용 등이 추진된다.

 광주시는 9일 본청 행복회의실에서 광주교대 산학협력단(대표 홍기대)이 주관한 '광주 친일 잔재 조사 결과 및 활용 방안 제시 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이번 용역은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광주·전남 출신 친일인사 156명(광주 13, 전남 143)의 행적과 잔재물에 대해 체계적인 조사와 함께 향후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해 7월27일부터 150일간 진행됐다.

 용역 결과 1876년 개항 이후 1945년 8월 해방 직후 사이에 만들어진 비석, 비각, 누정현판, 각급 학교 교가를 비롯해 군사·통치·산업시설 등에 친일 시설물이 광주 도심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친일 인물은 크게 경찰·사법·관료·교육·음악 분야로 구분되는데 전남도 경찰부 경찰청장, 광주고법원장, 광주고검장, 전남도 관찰사, 도지사, 전남대 총장, 광주일고 교장, 유명 사찰 주지, 영화감독 등 상당수가 포함됐다.

 학교 교가를 만든 일부 작사·작곡가들도 친일 인물로 분류됐다. C대, H대, S고, G여고, D고 교가가 대표적이다.

 친일 잔재물로는 광주공원 사적비와 관찰사 윤웅렬 선정비, 관찰사 이근호 선정비, 행군수 홍후난유 구폐선정비, 원효사 부도전 송화식 부도비 등이 확인됐다.

 또 송정공원 내 나무아미타불탑과 대한불교 조계종 금선사, 서구 양동 전남도시 제사공장(굴뚝), 지하시설 및 방공호 등 여러 건축물도 포함됐다.

 남구 사동 양파정 누정현판에는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운남 정봉현의 상량문과 하정 여규형의 시문, 의춘후인 남기윤의 시문 등이 수록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서구 세하동 습향각 현판도 일제 잔재물로 분류됐다.

 이밖에 사월산 지하동굴과 마륵동 탄약고,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주변 동굴 등 군사시설도 다양하게 발견됐다.

 용역팀은 이와 관련해 ▲당시 행적을 기록하고 친일 잔재물임을 알리는 단죄비 설치 ▲불명예스러운 역사가 담긴 현장이나 흔적을 보존해 후대에 교육자료로 활용하는 네거티브 유산 ▲네거티브 유산을 견학하며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기획한 다크투어리즘 추진 등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번 용역 결과를 토대로 광주 친일잔재 TF팀의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올해 상반기 중 친일잔재 청산 및 활용방안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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