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유아인(32)이 도올(檮杌) 김용옥 교수(70)와 함께 소통에 나선다. 데뷔 16년 만에 첫 도전하는 KBS 1TV 시사 교양 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를 통해서다.
유아인은 3일 서울 영등포동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도올아인 오방간다’ 제작발표회에서 “허세 이미지를 깨고 싶은 의지는 없다”며 “SNS에 올린 글 혹은 극중 배역 등만 보고 단편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배우 유아인에 대한 편견은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젊은이들을 대변할 수준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한 젊은이일 뿐”이라며 “내 삶 속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솔직하기로 작정했다.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 어렵지만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배우 유아인에게 못 느낀 새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도올아인 오방간다’는 유아인과 도올이 우리나라 근현대사 100년을 재조명하고, 세대를 뛰어넘으며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 애초 프로그램명은 ‘아인아, 도올 해볼래?’였지만, 유아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직접 의견을 내 ‘도올아인 오방간다’로 확정했다.
유아인은 “한국적인 신조어를 제시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기분 좋을 때 ‘오방 간다’라는 말을 쓰더라”며 “뜻을 찾아보니 ‘오방’은 동서남북 사방 가운데를 의미하더라.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대화를 통해 관계를 만드는 쇼인 만큼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즐겁다. 이러한 새로운 감각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놀랍게도 KBS에서 받아줬다”며 고마워했다.
도올과 호흡에 대해선 “현재 2회까지 녹화했는데 합이 시원하게 맞지는 않는다”며 웃었다. “내 인생에서 마흔 살 가까이 차이 나는 어른과 함께 시간을 보낸 적이 한 번도 없더라. ‘우물 안에서 살았구나’ 반성했다. 불편한 격식은 없애고, 서로 마음을 주고받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프로그램 전 과정에 참여하고 있지만 전문 영역은 전문가들이 담당한다”며 “내가 몸담고 있는 (스튜디오 콘크리트)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예고편 타이틀 등 비주얼적인 부분에 많이 신경 써서 젊은 세대들에게 전달력을 높이고 싶다”고 전했다. “KBS가 공영방송이라서 쉽지 않지만 많이 애써주고 있다”며 “작가, PD 등 제작진과 일주일에 2번 이상 만나 회의한다”고 덧붙였다.
음악 큐레이터로 합류한 국악인 이희문(33)도 유아인이 직접 섭외했다. 도올은 이희문과 조화도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 “우리의 민요를 독특한 콘셉트로 선보인다. 세계에서 방탄소년단 못지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도올아인 오방간다’는 독특한 세 사람이 만났고 형식도 새롭다. 우리 세 사람의 케미스트리가 얼마나 멋있게 그려질지 지켜 봐 달라”고 했다.
‘도올아인 오방간다’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총 12회로 기획됐다. 유아인은 “상업적인 건 배제하고 공영방송의 목적을 적극적으로 살린 프로그램”이라며 “도올 선생님이 배우로서 이득이 될 게 없을 거라고 했지만, ‘도올아인 오방간다’를 통해 평소 가지지 못한 시간을 가지게 됐다. 시청자들도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5일 오후 8시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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