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원희룡 제주지사 " 중앙정치 관심보다는 도정 안정시키는 게 중요"

기사등록 2018/12/26 10:43:16 최종수정 2018/12/26 10:43:35

"새해 경제 좋지않을 것…일자리 창출에 올인"

녹지국제병원 허가 "불가피한 선택…비난·책임 감수"

"김정은 위원장 한라산방문 이뤄지면 '평화의 섬' 큰 의미"

새해 정치 "총선 전열정비 하는 해…국정은 '울퉁불퉁' 할것"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6일 제주도청 2층 집무실에서 뉴시스 제주본부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8.12.26.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강정만 기자 = 새해는 지난 6·13 지방선거 후 출범한 민선 7기 본격시대를 여는 첫 해다. 원희룡 제주지사 또한 남다른 포부로 새해를 맞는다.

 제주도정은 지난해 이른바 ‘국내 1호 영리병원(녹지국제병원)’을 조건부 허가해 주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새해에도 굵직한 현안과 이슈들이 줄지어 있다.

 그는 또 야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정치권에서 여전히 거론돼 정치뉴스의 조명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 지사를 26일 집무실에서 만나 새해 제주도정 추진 방침과 전체적 구상, 특히 ‘영리병원 허가’ 이후 외자유치에 대한 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한라산 방문, 새해 전개될 정치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원 지사와 일문입답.

- 올 한 해를 회고할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 6·13 전국 동시지방선거가 가장 큰 기억으로 남는다. 지난 선거는  민선6기의 성과를 돌아보며 잘못된 점에 대한  따끔한 지적도 들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특히 4·3 70주년 행사는 제주4·3이 대한민국의 당당한 역사로 자리 매김 되고  화해와 상생의 4·3정신, 평화와 인권의 4·3가치를 전국화·세계화 시키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한다.“
 
-새해 제주도정의 포부와 구상을 간략히 소개해 달라.

“내년 우리나라 경제전망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미 국내적으로 고용과 투자를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가 악화하고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가 더욱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정은 임기 동안 경제 체질을 바꿔 제주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산업구조 다변화를 추진하고  도민자본을 키우고, 성장의 과실이 도민에게 고루 돌아가는 내생적·포용적 성장의 정책 기조를 잡아나가려고 한다.   민선 7기 제주도정의 최우선 순위는 일자리 창출에 있는 만큼 5대 전략으로 ▲일자리 인프라 구축 ▲공공일자리 창출 ▲민간일자리 창출 ▲일자리 질 개선 ▲맞춤형 일자리 지원을 설정해 추진하겠다."

-지난 12월5일 발표한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는 제주도의 외국인 투자유치에 도움이 되겠는가.

"해외투자를 결정하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검토하는 것이 해당 국가에 대한 신뢰관계다. 녹지국제병원은 대규모 헬스케어타운 조성을 위한 주요 서비스시설 중 하나로 계획됐다.  병원 개설이 취소될 경우 헬스케어타운 전체 기능과 사업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관련 투자를 유치했던 행정에 대한 신뢰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4년 발표한 ‘글로벌 경쟁력 취약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규제개혁을 통해 의료서비스 시장을 키울 경우  2020년 생산유발효과 62조4000억원, 취업유발효과 37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2009년 기준 해외 의료관광객 30만 명이  우리나라에 온다고 가정할 때  생산유발효과는 최대 4조8000억 원, 취업유발효과는 37만 4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 그대로의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제주도 입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이고, 육성해볼 가치 있는 분야다, 다만, 우리나라 공공의료체계의 근간을 해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저는 이번 기회에 제주도는 외국투자자와 지역 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건전한 외국투자를 적극 지원한다는 긍정적인 신호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가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가.

"우선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권고를 전부 수용하지 못한 점에 대해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제주도는 공론화위의 권고안을 지키기 위해 녹지병원 측과 수 십 차례 협의를 가졌지만 사업자 입장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또는 다른 국가기관이 인수하여 운영할 수 있는지도 적극 검토 했지만 정부의 승인 없이는 불가한 것으로 판단됐다.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는 결국 제주도가 그동안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가피하게 내린 결론임을 이해 해 주셨으면 한다. 책임을 다하는 도지사로서 ‘조건부 허가’라는 차선책이 제주도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른 비난은 달게 받고 책임 또한 질 것이다."

-제주도정이 녹지국제병워 개설허가로 외국인 투자유치에 더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고, 이 선상에서 오라관광단지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오라관광단지는 오는 27일 개최되는 4차 자본검증위원회에서 조속한 결정이 필요한지, 또는 추이를 더 지켜볼지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다. 자본검증위원회에서 최종 검토·분석한 결과가 나오면  도의회에 제출해 도의회에서 환경영향평가 동의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자본검증이 완료되더라도 미·중 무역분쟁, 중국 정부의 해외투자제한 정책 등으로 당장 계획된 투자금액이 들어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제주도정은 오라관광단지에 머물지 않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투자유치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투자유치 업종과 국가를 다변화 할 계획이다."

-제주도정이 녹지국제병원 허가로 지금까지 야당, 시민단체와의 협치기반이 무너졌다는 분석이 있다.

"각자의 이해관계는 있겠지만 어떤 쟁점이라도 서로 대화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반대를 위한 반대는 오히려 도민여론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높다고 본다. 녹지국제병원의 조건부 개설 허가는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  이미 작년 말 법률에 따라 설치돼 운영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다수 의견으로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는 조건부허가 의견을 냈었다. 제주도와 의회는 지난 11월27일 제주형 협치 모델인 ‘상설정책협의회’도입을 위한 조례 개정에 합의한 바 있다. 앞으로 이 협의회에서 제주도내 중요한 결정들이 심도 있게  논의된다면 갈등과 오해를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6일 제주도청 2층 집무실에서 뉴시스 제주본부와 인터뷰하고 있다. 2018.12.26. woo1223@newsis.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새해는 이뤄질 것으로 보는 견해들이 많다. 제주도 입장에서 김 위원장이 만일 한라산을 방문한다면 어떤 의미를 가질 것으로 생각하는가.

"김정은 위원장의 한라산 방문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한반도 평화를 이룬다’는 역사적 바람에 부응하는 상징적 평화가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서 이루어진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김 위원장의 답방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교류의 추진동력으로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자체 차원에서 남북교류를 이끌어 온 제주의 역할도 이에 맞춰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중인데 정치권 일각이나 도민들이 적잖게 걱정하는 분위기다.

"검찰의 입장은 이해 하지만, 이미 제주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서면경고로 매듭지은 사안인데다, 당시 지지호소가 아니라 이미 공개된 정책을 설명하고 확인한 것을 기소한 것은 무리한 기소로 판단하고 있다. 이 사안이 앞으로 법정에서 위법성 여부가 명확히 밝혀질 것을 기대한다. 이 사건 기소로 도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법원 재판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 도민과 함께 흔들림 없는 도정운영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새해 정치상황을 어떻게 보나.

“새해 다음해(2020년 4월15일)가 총선이다. 총선을 위한 전열을 정비하는 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국정은 아무래도 ‘울퉁불퉁’ 할 것이고,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북한문제도 쉽지 않고, 경제도…. 경제를 보는 민심이 워낙 좋지 않은 상황이다.”

-새해도 여전히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될 것이 확실하다.

“대권 등 중앙정치 관심보다 제주도정부터 안정을 시키는 게 중요하다. 선거 때 도민에게 약속한대로 제주도정에 전념하는 것이 당장의 임무다. 많은 과제들이 앞에 놓여 있다. 제2공항 건설은 큰 현안인데, 할거냐 , 말거냐 회의적 분위기도 있고 일년 반 동안 진전이 없었다. 하수처리장 해결 등 도정의 우선순위를 따져 현안 해결에 몰두 하겠다.”

-새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려는 분야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일자리 부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새해는 국가 경제가 전반적으로 나빠지면서 민생경제가 더 어려워 질 것이다. 일자리 창출이 큰 사회적 이슈가 될 것이고 제주도 또한 예외가 없을 것이다. 제주도정은 새해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겠다. 어떻게 하면 ‘민생보호’에 전념할 것인가- 내년 민선7기 도정의 지향점이면서 시급히 해결할 과제다.”

 k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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