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펀드, 자금유입 재개…바닥 찍었나

기사등록 2018/12/24 16:08:43

166개 중국펀드에 3개월간 204억원 유입…무역협상 기대감 작용

中증시 단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

지난 19~21일 中 중앙경제공작회의서 인프라투자 확대 기조 확인

【베이징=AP/뉴시스】지난 2017년 11월9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걷고 있다. 2018.11.2
【서울=뉴시스】 김정호 기자 = 중국펀드에 다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중국 증시가 연초 이후 24%가량 폭락했음에도 미국과의 무역협상 진전이나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3개월 동안 166개 중국펀드에 204억원이 유입돼 베트남펀드(412억원)에 이어 해외펀드 중에선 유이하게 설정액이 늘었다.

이 기간 가장 많은 금액이 들어온 펀드는 한화자산운용의 '한화중국본토'(42억원)였다.

이어 KTB자산운용의 'KTB중국1등주'(27억원)와 KB자산운용 'KB중국본토A주레버리지'(21억원),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Share'(20억원), KB자산운용 'KB연금중국본토A주'(14억원), 신한BNPP자산운용 '신한BNPP홍콩H커버드콜'(14억원) 등의 순으로 자금 유입이 많았다.

다만 손실 폭은 10%대로 높은 수준이다. 166개 중국펀드는 21일까지 3개월 동안 10.04% 손실을 내 일본펀드(-15.44%)와 북미펀드(-13.71%), 유럽펀드(-11.19%), 베트남펀드(-10.78%)에 이어 네 번째로 실적이 부진했다.

실적이 나쁘지만 자금이 유입되는 이유는 더디더라도 미중 간 대화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중국 정부는 내년 1월부터 3개월 동안 미국산 차량과 부품에 대해 추가 관세 부과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고,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중국과 내년 1월 회담하는 것을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23일에는 중국 상무부가 홈페이지에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고 "미중 간 차관급 통화가 있었고, 새로운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의 핵심 요구사항인 지식 재산권 보호 분야에서 진전이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중국 증시 단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섣불리 중국펀드에 돈을 넣기 어려운 이유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는 여전히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과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내년 초 위안화 환율 변동성 확대가 예상돼 보수적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언급된 정보기술(IT), 교육, 헬스케어, 미디어, 레저 산업에 관심이 집중될 수 있으나 중국 증시 저평가의 핵심요소인 무역분쟁과 경기둔화 이슈가 해소될 조짐이 나타나기 전에는 단기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부 정책을 따져보면 장기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지난 19~21일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지난해보다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가 확인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중국 지도부가 한해 경제 업무에 대한 평가와 내년 경제정책 운용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비공개회의다. 여기서 결정된 정책 기조에 맞춰 내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세부정책을 확정한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구조조정보다 안정적 성장을 채택했다"며 "지방정부의 특수채 발행한도 인상, 기업 감세 정책 등이 대표적인 재정 확대정책이며 이르면 내년 1분기 인프라 투자확대가 시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중국은 경제 성장을 적정한 범위로 유지할 것을 언급하는 한편,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강조했고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지난해에 비해 적극성을 높이려는 뉘앙스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이는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 등으로 경기 하락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경기부양 의지가 나타날 것을 기대하게 만드는 모습"이라며 "미국, 유럽 등은 아직 불안감이 있는 반면, 중국에서는 저점 통과 이후를 기대하게 만드는 소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ma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