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C 속도·정의선 시대·수소차 비전...현대차그룹株 5조↑

기사등록 2018/12/18 11:26:26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그 동안 부진에 빠져있던 현대자동차그룹주가 최근 잇딴 호재로 시가총액이 닷새 동안 5조원이 불었다.

이는 4년째 표류 중이던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심의를 정부가 내년 1월께 허가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 11일 대규모 수소차 생산 계획을 공개했으며 그 다음날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하며 친정 체제 구축을 마무리한 데 따른 기대감도 작용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소속 상장사(우선주 포함) 16개 종목의 시총은 지난 17일 현재 84조9327억원으로 지난 11일의 79조7277억원에 비해 5조2050억원(6.53%) 늘었다.

현대차그룹 시총은 지난 6월 7일(101조4734억원) 이후 줄곧 100조원을 밑돈 데 이어 지난 11월 22일(71조7064억원)에는 연저점을 찍으며 70조원 코앞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연이은 호재에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먼저 현대건설 주가는 이날 오전 10시 14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3200원(5.63%) 급등한 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기업투자 활성화 대책의 핵심으로 현대차그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GBC 건립 관련 심의를 서두르겠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전날 공개한 영향이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1월에 관련 심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3조7000억원을 투자해 105층짜리 신사옥 GBC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2014년에 발표했지만 착공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절차인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관련 계획은 약 4년간 표류하고 있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BC 착공은 현대건설 내년 이후 매출에 영향을 주는 대형 프로젝트"라며 "내년에는 국내 매출 증가뿐만 아니라 사우디·쿠웨이트·이라크 등에서 저수익을 탈피한 해외 프로젝트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증가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수소차 생산 비전도 현대차, 기아차 등 주력 계열사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11일 충북 충주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수소전지 2공장 기공식에서 현대차그룹의 'FCEV(수소차) 비전 2030'을 공개했다. 2030년까지 수소 분야에 7조6000억원을 투자해 수소차 생산 능력을 연 50만대로 늘리고, 5만1000명의 새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과거 정몽구 회장과 함께 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던 주요 인사들이 퇴진하거나 자리를 옮기고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현대차그룹 사장단 인사가 지난 12일 발표된 것도 현대차를 포함한 그룹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12일 당일 현대글로비스(9.62%), 대모비스(9.01%), 현대차(6.28%) 기아차(3.03%), 현 등의 주가는 큰 폭으로 뛰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사로 현대차그룹 체제가 정의선 수석부회장 중심으로 개편된 것으로 인식되면서 현대차그룹의 변화에 대한 기대가 제고됐다"며 "특히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 관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의 주가 상승폭이 큰 것은 이러한 맥락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그룹 상장사로는 현대차,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로템, 현대차증권, 이노션, 현대위아, 현대비앤지스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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