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기해년의 모든 것, 국립민속박물관 '행복한 돼지'

기사등록 2018/12/17 16:04:46
십이지신도(해신 비갈라대장)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국립민속박물관이 2019년 돼지띠의 해를 맞아 19일부터 2019년 3월1일까지 특별전 '행복한 돼지'를 개최한다.

 박물관 기획전시실Ⅱ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성'(聖)과 '속'(俗)을 넘나들면서 건강한 행운의 돼지를 재조명한다.
저팔계잡상
'해신 비갈라대장'(亥神 毗羯羅大將)을 비롯해 저팔계를 표현한 '잡상', 십이지신(十二支神) 돼지를 그린 불화 '십이지번', 제기(祭器)인 '시정'(豕鼎), 저금통 '돼지저금통' 등 유물, 사진, 영상 등 약 70여점을 선보인다.

돼지는 십이지신 중 열두 번째로, 방향으로는 북서북, 시간으로는 21~23시를 상징한다. 오행으로는 물(水)에 해당한다. 잡귀를 몰아내는 신장(神將)이면서 인간과 가까운 친구다.
돼지 탈
이번 전시에서 '프롤로그'는 행성인 수성·화성·목성·금성·토성에 대한, 별로 점을 치는 점성을 근거로 오행 사상이 나타나서 십이지 사상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십이지신상 탁본
'1부 지켜 주다-인간의 수호신'에서는 원시사회로부터 두려운 존재였던 멧돼지가 무당을 통해 '악의 화신'에서 '마을의 수호신'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서유기'에 나오는 인격화된 '악신' 저팔계는 삼장법사를 만나 불교에 귀의하여 궁궐의 잡상에 등장하는 선한 수호신이 된다. 
시정
약사여래신앙과 관련하여 해신 비갈라대장은 가난해 옷이 없는 이에게 옷을 전하는 '선신'이다. 비갈라대장을 비롯해 '십이지신상 탁본' '저팔계 잡상'을 통해 지킴이로서의 신성한 돼지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산제
'2부 함께 살다-선조의 동반자'는 속세로 내려온 돼지가 소중한 반려자가 되어 집에서 인간과 생활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신성한 제물이 되어 준 돼지는 마을 공동체 결속을 다지는 제의(祭儀)에 사용되고, 제기인 시정에 반영됐다.
십이지 동경
돼지는 '삼국지' '부여' 조에 등장하는 '저가(猪加)'를 비롯해 돗통시변소의 제주도 방언 등 삶 곳곳에 등장한다. 삶은 돼지고기는 '삼해주(三亥酒)' 등 술과 함께 인간에게 행복을 선사한다. '십이지 동경' '시정' '돼지탈'를 통해 오랫동안 인간과 함께 했던 돼지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발소 돼지 그림
'3부 꿈을 꾸다=현대의 자화상'은 베이비붐 세대인 1959년 기해년 생들의  환갑잔치를 다룬다. 그들에게 오늘은 60년 전, 먹고살기도 힘들었던 시절에 꿈꿨던 미래였다. '돼지저금통'을 보며 '절약'과 '저축'을 통한 부자의 꿈을 키웠고, '증자(曾子)의 돼지'처럼 약속을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았다. '이발소 돼지 그림' '기문둔갑첩' '돼지저금통'을 통해 다사다난했던 현대사를 반영한 돼지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다.
돼지저금통
'에필로그'에서는 열두 띠 동물의 운동회 마지막 종목 마라톤이 펼쳐진다. 갑자기 내린 비에 홀딱 젖어 꼴등으로 도착한 돼지가 모두의 응원을 받고 완주한다.

기념엽서에 새해 소망을 적어 가져갈 수 있는 체험행사도 마련했다.
십이지번 돼지

전시 첫날인 19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기해년 돼지띠 해 학술강연회가 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학술강연회에는 김종대 중앙대 교수, 곽승현 선진기술연구소 양돈기술혁신센터 팀장, 하도겸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등 전문가들이 돼지와 관련된 생태 및 생활문화 이야기를 나눈다.

 suejeeq@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