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임서정 "男육아휴직 불이익 제보 익명 공간 만들것"

기사등록 2018/12/07 15:01:05 최종수정 2018/12/07 15:12:51

김상희 "삶의질·성평등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출산율 높아질 것"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7일 남성이 육아휴직을 다녀온 뒤 불이익을 당하는 경직된 사회문화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과 관련, "익명으로 (불이익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서 (남성 육아휴직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로드맵' 브리핑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임 차관은 또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등을 사용하지 못할 때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기업이 스스로 변할 수 있도록 하고, 근로감독관을 대폭 늘려가고 있기 때문에 근로감독을 하면서 지켜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장려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모든 세대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저출산·고령화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로드맵 발표에서 출산율 목표도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출산율 목표치를 정하고 예산을 투입하는 기존 정부 방식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이와 관련 "(출산율이) 중요한 지표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목표치를 출산율 하나에 맞추는 폐단을 없애고 우리가 패러다임을 전환했다고 하는 것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출산율을 목표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다양한 여러 가지 지표를 통해서 삶의 질이 좋아지고 성평등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보여지면 자연스럽게 출산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 여성가족부 진선미 장관, 고용노동부 임 차관 등과 일문일답 주요내용.

-남성육아권리 보장은 어떻게 하나.  

"(임서정 차관)여성의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기업에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인식전환 개선을 하는 작업들을 해야 한다. 이번 예산 중에 그런 작업을 할 수 있는 예산을 포함했다. 기업이 스스로 변할 수 있도록 하고, 입법으로 하도록 하는 부분들도 있다.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는 부분들은 근로감독을 하게 되는데 근로감독관을 대폭 늘려가고 있기 때문에 근로감독 하면서 지켜질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여성들이 많이 고용돼 있거나 출산기 또는 육아기에 있는 여성들이 많은 사업장들을 사전적으로 확보해서 근로감독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중소기업 같은 경우는 실질적으로 마음이 있더라도 지원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들이 있기 때문에 노무관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의 형태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동의료비 국가책임 강화는 보편복지로 나아가는 단계로 이해된다.

"(박능후 장관)그렇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보다는 조금 더 강화된 내용이다. 기존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는 아동이라도 본인부담금 10%나 20%는 다 부담하게 돼 있었는데 단계별로 아동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본인부담금이 제로화 될 수 있는 정책을 강구해 나갔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의료비 제로화 도입 시기를 특정해서 밝힐 수 있나.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김상희(왼쪽 네번째) 부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장윤숙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장, 김 부위원장,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2018.12.07. photocdj@newsis.com
"(박능후 장관)바로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이번 로드맵에 출산율 목표가 빠진 이유는.
 
"(김상희 부위원장)이번에 출산율이나 출생아 수를 적시하지 않았는데 저희들도 고민을 많이 했다. 출산율을 제시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고민을 많이 했다. (출산율이) 중요한 지표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목표치를 출산율 하나에 딱 맞추는 폐단을 없애고 우리가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는 것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출산율을 목표로 제시하지 않았다. 다양한 여러 가지 지표를 통해서 삶의 질이 좋아지고 성평등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보여지면 자연스럽게 출산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출산율이나 출생아 수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고 3차 기본계획에서 출산율을 앞세워서 했던 부분을 지양하는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주민등록등본상에 나타나는 '계부'나 '계모' 같은 표현을 없애는 이유는.

"가족형태가 많이 변화하고 있지만 제대로 제도가 부응하지를 못하고 있다. 다양한 가족에서 출생하는 아이들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있어서 차별을 겪게 되고 마땅히 받아야 될 국가지원에서도 차별을 받게 된다. 일반 사회생활에서도 차별 받고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런 것들을 개선하기 위해 지금 다양한 법 제도들을 개선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가족이 차별 받지 않으면 젊은 사람들이 아이를 갖고 가족을 형성하는 결심을 더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통계는 없지만 동거 가족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 동거 가족들이 아이를 낳았을 때 발생하는 여러 가지 불이익과 차별 때문에 아예 아이 낳을 생각을 안 하고 있다.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고용부는 남성 육아휴직자 숫자 기업별로 발표할 생각 있나.

"(임서정 차관) 육아휴직을 가면 통계가 남지만 기업에서 육아휴직을 가려고 했는데 안 받아 주면 그게 공식 통계로는 남지 않을 것 같다. 본인들이 신고하든지 진정을 내야 확인이 가능해서 아마 통계로는 안 나올 것 같은데 확인해 보겠다."

-남성이 육아휴직을 다녀 와서 불이익을 당하는 것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임서정 차관)여성 문제라든가 성평등 관련된 문제는 근로감독을 가더라도 본인들이 표현을 안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익명으로 의사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통해서 확인을 해본다. 익명으로라도 본인들이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서 (남성 육아휴직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 여성도 마찬가지고 남성도 마찬가지다."
"(김상희 부위원장)남성들이 육아휴직을 못 가는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소득 보전이 도저히 안 되기 때문에 못 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갔다 와서 불이익을 당할까 우려해서다. 소득 보전과 관련해서는 소득대체율을 높여서 소득이 좀 더 보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번에 육아휴직 첫 3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육아휴직수당을 올려서 남자든 여자든 육아휴직을 꼭 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담았다. 불이익 당하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우리도 고민이 많다. 생각 같아서는 아이를 낳으면 의무적으로 한 달 이상은 가도록 하는 것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비혼·출산 양육의 차별을 야기하는 불합리한 법제 개선 어떤게 있는가.
 
"(김상희 부위원장)미혼모가 아이를 키우고 있다가 아빠가 나타나면 아빠 성으로 바꿔야 되는 그 부분과 관련해서는 민법개정안을 제출해서 아마 12월 중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특히 미혼모로서 어렵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여성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지금 국회에서 이미 법안이 제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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