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정상회담을 "위하여!"…동네 주점서 열린 환영회

기사등록 2018/12/05 21:22:28

사장 "좋은 일 기다리는 마음으로"

서울시민환영단 제안에 자리 마련

"함께 얘기하고 싶어" 젊은이 다수

일본 방송사 TBS도 방문해 취재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서울 마포구의 한 주점에서 5일 오후 서울남북정상회담 환영 행사가 열렸다. 2018.12.05
【서울=뉴시스】조인우 김동현 기자 = "북한의 술자리 분위기는 어떨까?" "순 우리말로 '건배'는 뭐라고 할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주점에서 남북정상회담 환영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자리에서는 북한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단연 화두였다.

주점을 운영하는 오종선(52)씨는 "좋은 일(김 위원장의 답방)을 기다리고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행사"라며 "사실 오늘 급하게 준비해서 연락했더니 당일이라서 오기 어렵다는 사람도 많았다. 답방 날짜가 정해진다면 대대적으로 또 다른 이벤트도 더 크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는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서울시민환영단의 제안으로 마련됐다. "젊은이들의 반응이 컸다"는 오씨의 말처럼 주점은 이날 행사가 시작된 오후 7시30분께부터 젊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대학생 유모(22)씨는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찾아왔다"며 "서울정상회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주점에서 열린 '남북 서울정상회담 환영주점' 행사에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다. 2018.12.05. dahora83@newsis.com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 현장을 찾았다는 취업준비생 임모(27)씨는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양 정상이 서로의 수도에 오고 간 것이 아니냐"며 "서로의 나라가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너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씨는 "다음은 시민들이 서로 오가게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며 "다음에는 북한 사람들도 이런 이벤트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장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실물 크기 등신대와 함께하는 포토존도 마련됐다. '남북정상회담 이제는 서울이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이 외에 환영엽서 쓰기, 한반도기가 새겨진 머그컵과 배지 판매, 환영엽서 및 스티커 배부 등 다양한 행사가 함께 진행됐다.

'환영합니다 김정은 위원장 서울방문 어슬라이스구이'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력갱 생감자튀김' '이번 겨울 서울에 오세요 꼭 한 번데기탕' 등 재치가 넘치는 메뉴판도 새로 준비됐다.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서울 마포구의 한 주점에서 5일 오후 서울남북정상회담 환영 행사가 열렸다. 2018.12.05
주점 곳곳에 걸린 환영엽서에는 '김정은 위원장님 제주도 놀러오세요! 백두산에서처럼 한라산에도 기념샷 찍어요' '통일된 조국 꿈을 현실로! 한걸음 한걸음 온 마음을 담아' '통일은 너무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라디오와 TV로 소식을 접할 때마다 놀라워요’ 등의 메시지가 담겼다.

마포구에 사는 김세규(41)씨는 서울시민환영단원으로 행사 준비에 함께했다. 김씨는 "올해 (남북 관계에서) 좋은 일들이 많았다"며 "좋은 취지에서 만든 행사다. 다음에는 더 많은 시민들이 서로 교류할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본 방송사 TBS의 취재진이 현장을 찾기도 했다. 통역을 대동해 취재를 나온 이들은 엽서에 적힌 문구를 카메라에 담는 한편 손님들을 대상으로 이 자리에 온 이유 등을 적극적으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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