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매장에서 악어·뱀가죽 사라진다…"윤리에 어긋나"

기사등록 2018/12/05 18:24:09

동물보호단체 반색 "다른 브랜드들도 샤넬 따라야"

【파리=AP/뉴시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올해 10월 파리에서 열린 패션쇼에서 관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4일(현지시간) 발행된 르피가로에 따르면 브루노 파블로스프키 샤넬 패션부문 사장은 "우리의 윤리적 기준에 맞는 동물 가죽을 얻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악어·뱀·도마뱀 등의 가죽으로 만든 상품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18.12.05.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샤넬이 악어·뱀·도마뱀 등의 가죽으로 만든 상품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발행된 르피가로에 따르면 브뤼노 파블로스프키 샤넬 패션부문 사장은 "우리의 윤리적 기준에 맞는 동물 가죽을 얻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최근 악어가죽, 뱀가죽 등으로 만든 소품들의 가격은 최근 몇 년 사이 최고가를 기록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샤넬에서 만든 뱀·악어·가오리 가죽 제품은 최고 9000유로(약 1135만원)에 달했다.

파블로스프키는 "샤넬은 두 개의 갈림길 앞에 섰다"며 "첫째는 이 분야(파충류 가죽 상품군)를 없애는 것, 둘째는 계속 생산함으로써 초호화 제품을 선호하는 새로운 세대에 의존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문이 쇄도하지만 우리는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동물보호 단체들은 샤넬의 결정에 반색을 하고 나섰다.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는 사람들(PETA)'의 트레이시 레이먼 부사장은 성명을 통해 "PETA는 수십년동안 잔인하지 않은 고급 패션 소품을 생산할 것을 요구해왔다"며 "루이비통과 같은 브랜드도 샤넬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직물의 발달로 가짜 모피와 가짜 가죽의 질이 향상됐다. 동물 가죽을 사용하는 것은 이제 설득력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명품 브랜드의 '비건 패션(식물성 소재를 사용한 패션)' 선언은 샤넬이 처음이 아니다. 

구찌는 작년 밍크·코요테·너구리·여우 등 모피를 위해 번식하거나 포획된 동물의 털을 상품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16년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조 아르마니는 "환경과 동물을 보호하고 돌보는 문제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표현하겠다"며 모피 사용의 중단을 약속했다. 영국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2015년 "모피는 트렌드에 뒤처졌다. 섹시하지도, 패셔너블하지도, 멋있지도 않다"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바 있다. 

PETA에 따르면 나이키, 푸마, 나인 웨스트 등 수많은 브랜드들도 동물 가죽 사용 금지에 동의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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