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원내대표 출사표 "계파종식으로 보수통합"

기사등록 2018/12/02 16:55:34

"앞으로 친박, 비박 용어 금기어로 만들자"

당내 민주화, 당 정책기능 활성화 등도 강조

비박→중립 정체성 논란…"난 정치권 흙수저"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12.02.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2일 당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계파 종식으로 보수의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후보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통해 "'반구저기(反求諸己·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다)'의 자세로 당의 통합을 이뤄내고 이를 통해 보수의 통합을 이뤄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의 첫 번째 변화로 계파 종식을 제시한 나 의원은 "친박·비박으로 구분지어 상대방에게 주홍글씨를 새기고,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했으나 갈등과 분열의 흉터만 깊어질 뿐인 해당행위이자 자해행위에 불과하다"며 "친박과 비박은 금기어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또 "계파청산과 함께 가장 중요한 변화의 한 축은 바로 당내 민주화"라고 꼽았다.

그는 "권위적인 원내대표, 결정사항을 통보하는 원내지도부의 모습은 우리가 원하는 원내지도부가 아니다"며 "상시 의원총회 개최를 통해 의원 개개인의 의견을 반영하고 모든 당론과 의사결정 과정을 민주화 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당의 정책기능 활성화 필요성도 지적했다.

나 의원은 "1명의 정책위의장에 형식적인 다수의 정책위부의장 체제에서 벗어나 정책위의장-정책위부의장-정책조정위원회 시스템을 복원하고, 의원 개개인의 전문성을 고려해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대안정당, 수권정당의 모습을 갖춰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당의 통합과 당내 민주화, 시스템화를 통한 궁극적인 목표는 실력 있고 당당한 대여투쟁"이라며 "전략과 논리로 무장한 당당한 대여투쟁, 대안정당으로서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대여투쟁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한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18.12.02.jc4321@newsis.com
나 의원은 아동수당 결정 등의 과정에서 당 정체성 혼란이 빚어진 것과  관련, "저희가 결국 반대하는 정당이 아니라 대안을 내놓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정책 기능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재 우리 당은 정책위의장 1명에 18명의 정책위부의장으로 되어 있어서 실질적으로 정책위 기능이 많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책위의장, 그리고 정책위부의장 2~3인, 정책조정위원장 6~7인을 둬서 실질적으로 모든 정책이 정책위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그 논의된 사안을 다시 의원총화에서 논의하는 그러한 절차를 거쳐서 정책정당, 대안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정책위의장에는 최소 3선 이상의 중진급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당 정책위 운용은 경제분야, 외교·안보·국방분야, 사회복지·일반행정분야 등 분야별로 나눠서 한국당의 최고 정책전문가들을 배치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경선을 앞두고 '중립'을 표방하는 건 당초 비박(비박근혜)이었던 입장을 바꾼 게 아니냐는 당 내 비판에 대해선 "저는 입장을 바꾼적이 없다. 저는 늘 그 자리에 있었다"며 "누가 저에게 정치권 흙수저라고 하더라. 17대 비례대표로 들어와서 18대 공천을 받을때, 19대 재보궐선거때 한 번도 계파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다른 의원들에 비해)갖지 못했던 것들이 많다"고 반박했다.

경선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지명 여부에 대해선 "지금 공개하기 어렵지만 사실상 내정했다"고 답했고, 우파재건회의에서 공개 지지한 데 대해선 "어느쪽이든 골고루 지지받는 건 매우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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