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 10월 자말 카슈끄지 사망 전후 몇 시간 동안 '암살팀'을 감독한 최측근에게 11건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중앙정보국(CIA) 내부 문건을 인용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IA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가 이메일을 보낸 인물은 그의 최측근인 알 카타니 고문이라고 한다. 그는 카슈끄지를 살해한 15명의 '암살팀'을 감독했으며, 터키 이스탄불에 있던 팀의 리더와 직접 연락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문건에는 지난해 8월 카슈끄지를 사우디로 데려오지 못할 경우 "그를 해외에서 유인해 처리할 수 있다"는 사우디 지도자의 발언도 포함됐다. 하지만 문건은 이 발언이 빈 살만의 것인지, 아니면 그의 발언을 묘사한 다른 인물의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CIA는 이 문건에서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를 개인적인 타깃으로 삼아 살해를 지시했을 가능성을 "중간보다 높게(medium-to-high)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확실히 우리는 빈 살만 왕세자가 살인 명령을 내렸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보고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CIA는 지난달 빈 살만 왕세자가 이번 사건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의회 지도자들은 이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빈 살만 왕세자의 연루 여부에 대해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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