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방일중인 北체육상, 日당국 제지로 조총련 방문 무산되나

기사등록 2018/11/29 16:12:22

일본체육대학 방문도 제지 받아

日당국, “방문 목적에 맞는 행동만 하라”

【도쿄=AP/뉴시스】김일국 북한 체육상(가운데)이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ANOC)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8.11.29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북한 장관급 인사로는 27년 만에 일본을 방문한 김일국 북한 체육상이 29일 오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를 방문하려고 했으나 일본 당국이 제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김 체육상은 이날 일본 도쿄에 위치한 조총련 중앙회관을 방문해 올해 83세로 고령인 허종만 조총련 의장을 만난 뒤 조총련 핵심 간부들과 비공개 회합을 가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본 당국은 그의 일본 방문 목적이 국가올림픽위원회(ANOC) 총회 참석인 만큼 방문 목적 이외의 활동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제재조치의 하나로 북한 국적자들에 대한 일본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김 체육상에 대해서는 국제스포츠 행사 참석인 점을 감안해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가했다.
 
 지난 27일 오후에 방일한 김 체육상은 28~29일 이틀간 도쿄에서 열린 ANOC 총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김 체육상은 30일에는 일본체육대학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일본 당국은 이것도 그의 입국 목적에 맞지 않는다며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체육대학은 지난달 24일 방북해 조선체육대학과 남녀 친선 축구경기를 가졌다. 당시 김 체육상도 일본체육대학 대표단과 만나 면담했으며 경기도 관전한 바 있다.

 김 체육상은 일본체육대학 방문 때 일본 정치인을 만날 계획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츠나미 겐시로(松浪健四郎) 일본체육대학 이사장은 자민당 3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김 체육상이 지난 27일 도쿄 하네다(羽田)국제공항에 도착할 때 30여 명의 일본 취재진이 몰리는 등 일본 언론의 관심을 모았지만 이후 이틀간 그의 동정은 일본 언론에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일본 언론의 관심은 그가 일본 정부 관계자나 정치인을 만나 북일 관계 진전에 관한 논의를 하지 않을까 하는 점에 모아졌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김 체육상의 방일이 북한 장관급으로는 지난 1991년 이후 27년 만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기회를 일본과 북한이 어떻게든 이용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많았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김 체육상의 일본 내 활동을 철저하게 입국 목적에 한정시키고 있으며 이는 일본과 북한의 현재 관계를 보여주는 한 징표가 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그가 극비리에 일본 정부 관계자나 정치인을 접촉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체육상은 30일 오후 일본을 떠나 중국 베이징(北京)을 거쳐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yunch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