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무역전쟁 확대, 일자리 창출 효과 없어" IHS 마킷

기사등록 2018/11/29 11:18:22

해외 생산비중 줄이겠다는 기업 10곳 중 한 곳 뿐

생산비 증가로 소비자 물가 상승 압박

【그래닛 시티=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일리노이 주에 위치한 철강 공장 '그래닛 시티 워크스'를 방문해 노동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8.7.27.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전쟁 확대가 해외로 이전한 미국 공장들의 국내 복귀를 촉진하기보다는 소비자 물가만 끌어올린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CNBC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인 IHS 마킷은 해외로 진출한 800개가 넘는 미국 기업들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를 2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매기는 것은 해외로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국내로 복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IHS 마킷 조사에서 해외 생산 비중을 줄이겠다고 답변한 미국 기업은 10곳 중 한 곳에 불과했다. 오히려 미국으로 복귀한 기업 10곳 중 4곳은 생산비 증가를 만회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트럼트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업 이전으로 미국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다며 자신의 전략이 통했다고 주장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지난 26일 북미 5곳과 해외 2곳 등 7개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북미에서 1만4000명을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GM은 인력을 감축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수입 철강 가격 상승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공개된 컨설팅업체 임팩트이콘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의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내년에 미국 가구당 2400달러(약 269만6640 원)의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공정 무역을 이유로 들며 지난 9월 20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도 이에 맞서 6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1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의 진전이 없으면  267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남부 미국상공회의소(The American Chamber of Commerce in South China)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 중 70% 가량은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로 생산시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400개 외국 기업 중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생산시설을 옮길 계획이 있는 업체는 64%로 집계됐지만 북미 지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겠다는 기업은 1%에 불과했다.

ks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