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한테 文 관심사 전해 듣고 흥미…허락 받아"
"안희정 당 대표로 만들고 싶어하니 도와달라는 것"
"차기 대선 안희정, 김경수가 최종 경선 붙는 구도"
"삼성이랑 네이버 건들지 말라는 말에 기분 나빠"
특검, 드루킹 '뇌물 공여' 혐의에 징역 10개월 구형
김씨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열린 뇌물공여 등 2차 공판 증인신문에서 공범 '성원' 김모(43)씨 등 변호인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김 지사로부터 전 보좌관 한모(49)씨를 소개받은 경위를 설명하면서 "지난해 6월7일 김 지사를 만났을 때 (저희가 만든) 대통령보고서가 문 대통령에게 잘 들어갔냐고 물었는데, 저희 조직에 중요한 것이었고 당시 문 대통령이 보고서를 수락했는지가 제일 궁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문 대통령이 봤는데 그런 방식으로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는 것은 거절한 걸로 이야기했고, 보고서에 있는 기업인 삼성이랑 네이버는 건들지 말라고 해서 저는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며 "더 이상 문재인 정부와 추진할 게 없지 않냐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김씨 주장에 따르면 그 직후 김 지사는 "문 대통령이 안 지사를 당대표를 만드는 데 관심이 있다"며 "안 지사가 당내 조직기반이 없으니 너희 경제적공진화를위한모임(경공모)이 안 지사에게 가서 돕는 형태로 하는게 어떻겠냐"고 이야기했다. 이 말을 들은 김씨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흥미를 느껴서 동의하고 그 이후에도 김 지사와 관계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후에도 김 지사가 지난해 7월초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청와대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길인데, 지난번에 말한 것을 허락받았다. 너는 스탠바이하고 기다리고 내가 문 대통령하고 안 지사를 설득하면 그 때 움직여라"고 말했다는게 김씨 주장이다.
그러면서 "(그 자리에서 한씨가)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차기 대선구도는 안 지사, 김 지사가 최종경선에서 만나서 붙는 구도를 원하고 있고 안 지사를 키워서 최종 경선 구도에 올리려는 것"이라며 "자신이 두 사람을 겪으면서 느낀 바로는 김 지사가 그 때 가서 양보할 가능성이 높은데, 지금 따라다니다가 또 물먹을 것이라 안 지사 쪽으로 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이날 '드루킹' 김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공범 '성원' 김씨, '파로스' 김모(49)씨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6개월, 징역 4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지사 보좌관 출신 한씨에게는 징역 8개월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4일 오후 2시 한씨에 대해서만 선고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드루킹 일당은 별도로 진행되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과 함께 병합해서 선고가 이뤄진다.
드루킹 측은 한씨에게 인사 청탁 등 편의 대가로 5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한씨에게는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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