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오제일 정윤아 기자 = 자유한국당은 27일 국회 예산안조정소위 파행과 관련해 "유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한국당은 정부의 대책 마련 없이는 심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예산 소위 긴급회의를 열고 정부·여당을 향해 날이 선 발언들을 쏟아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예산은 나라 한 해 살림살이를 짜는 중요한 절차"라며 "이름도 거창한 470조 슈퍼예산을 짜면서 무려 4조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한다는 건 대단히 심각한 예산 착오"라고 말했다.

이어 "가정에서 가계부를 하나 쓰더라도 수입과 지출을 면밀히 따져서 살림살이 계획을 짜는 마당에 나라 살림을 이처럼 주먹구구로 하려 해서는 안 된다"라며 "가져오겠다는 대책은 안 가져오고 이제 와서 예산심사가 왜 파행이냐고 볼멘소리하는 건 온당치 않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여당이 세수결손이 아닌 '세액변동'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옆집에 쓸 돈이면 옆집 돈이지 어떻게 우리집 돈이라 주장할 수 있겠는가"라며 "나라 살림 4조원이 구멍 나는 마당에 달랑 종이 한 장으로 대체 갈음할 수 없다는 건 정부 스스로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예결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전날 밤 기재부 차관이 방에 와서 정부로서는 대책이 없다고 말을 한다"라며 "대책이 없으면 이건 무책임한 것이다. 국채를 발행하려는 꼼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적어도 정부가 스스로 펑크낸 세수 결손에 대해서는 그 해결방안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임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김광림 의원도 회의에서 "유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세입예산 추계가 잘못됐다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전부가 지난 9월3일 국무회의 거쳐서 대통령 승인받고 국회 제출한 이후에 벌인 일들"이라고 지적했다.

추경호 의원도 "국회에서 백번 양보해서 2019년 예산안을 그대로 통과시킨다고 하더라도 구멍 난 4조원을 어떻게 할지 답을 줘야 한다"라며 "재원확보방안도 빨리 제출해줘야 국회에서 제대로 된 국민 혈세와 관련해 심도있는 심사가 진행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송언석 의원은 "4조 결손 발생 부분은 국가재정법에 따라서 수정예산안을 제출하는 게 원칙"이라며 "정부가 더 면밀히 따져보면 충분히 따져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속히 4조원에 대한 대책을 빨리 국회에 보고해주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장 의원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10월에 이미 유류세 인하를 해서 1조1000억이 세수결손이 났다. 지방소비세 인상 문제도 자기들이 결정했다"라며 "세수결손을 모르지는 않았을 거 아닌가. 나름의 대책이 있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왜 늦게 알려주고 지금도 대책을 왜 안 내놓을까"라며 "최대한 원안을 유지하면서 마지막에 그 대안을 아주 작게 내놓으면서 국채발행을 요구한 거 아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채를 발행하고 싶으면 정부가 공식 사과를 해야 한다"라며 "빚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국민 앞에 자기들이 사과해야 그다음에 우리가 심의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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