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러시아 충돌 재격화…우크라 정부 '전시내각'소집(종합)

기사등록 2018/11/26 08:32:16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갈등이  25일(현지시간) 흑해와 아조프해를 잇는 케르치 해협에 발생한 양국 군함 간의 충돌사건을 계기로 다시 격화되고 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이날 크림반도 인근 케르치 해협에서 러시아 군함이  우크라이나 해군 소속 군함 2척과 예인선 1척을 향해 포격을 가해 나포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군함 승조원 수 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디언은 6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날 사건은 케르치 해협에서 러시아 경비함정이 우크라이나 예인선을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예인선이 러시아 영해를 침범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예인선은 소형 군함 2척의 호위를 받으면서 오데사 항을 출발해서 흑해를 항행해 케르치 해협을 통과해 아조프해의 마리우폴 항구로 갈 예정이었다.

러시아 해군은 현재 케르치 해협 다리 밑에 대형 유조선을 띄워놓고 통행을 막고 있다. 한때 러시아 전투용 헬리콥터까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케르치 해협 다리는 러시아가 관리하고 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6일 새벽 '전시내각'을 소집해 상황파악 및 대책을 논의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의회에 '전시상황'을 선포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영통신 리아노보스티와 타스통신은 연방보안국(FSB)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군함들이 러시아 영해로 들어와 위험한 항행을 하면서 도발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해군은 러시아 경비함정들이 노골적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번 사태는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이후 양국간에 발생한 최대 군사적 충돌이다. 러시아는 우크라니아 정부와 동부지역 분리독립 세력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와중에 크림반도 정부가 지원을 요청했다는 이유로 자국 병력을 투입했고, 2014년 3월 의회에서 크림병합조약을 비준했다.

 2003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맺은 조약에 따르면, 양국은 아조프해와 케르치 해협을 이용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러시아는 케르치 해협을 통과할 때 사전통보하도록 돼있는 규약을 우크라이나가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사전통보는 물론 국제해양법 상의 모든 규약을 지켰다는 입장이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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