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 현·시장 자리 중 민진당 6곳·국민당 15곳 확보
타이베이시장 선거 국민당 후보 무효 소송 제기
중국 정부 "대만 민의를 반영"
25일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의 최종 당선자 발표에 따르면 국민당은 22개 현·시장 자리 중 3분의 2에 달하는 15곳을 차지했다.
반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이끄는 집권 민진당은 6개의 현·시장 자리를 얻는 데 그쳤다.
특히 민진당의 지지기반이던 가오슝(高雄)시과 타이중(臺中)시에서 국민당 후보가 파란을 연출하며 당선됨에 따라 민진당은 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차이 총통이 24일 저녁 늦게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면서 민진당 주석직 사퇴를 선언했다. 차이 총통은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준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면서 “이번 선거 패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사퇴이후 민진당 지도부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민진당의 참패로 차이 총통의 정국 장악력이 급속히 약화하고,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압력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차이 총통의 2020년 재선 가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반면 국민당은 승리를 자축하면서 앞으로 대만 경제 살리기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우둔의(吳敦義) 국민당 주석은 기자회견을 열고 각 지역에서 승리한 후보들에게 축하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가오슝시 시장 당선자인 한궈위(韩国瑜) 국민당 후보를 모델로 삼고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국민당 후보로 시장 선거에 나선 한궈위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이른바 '한류(韓流)'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 한류 열풍은 한국 대중문화 열풍이 아닌 한후보가 일으킨 돌풍이다. 흑백선전이나 비방·인신공격은 하지 않고 오직 지역 경제 살리기에만 집중하는 한 후보는 선거 유세에서 유권자들이 신선한 매력을 안겨줬고 대만 전역에 큰 영향을 미쳤다.
딩 후보는 25일 새벽 표차가 너무 작다면서 선거 무효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중국 정부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대만 내 민의를 반영한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면서 대만 독립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중국 대만사무판공실은 마샤오광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이번 투표 결과는 양안관계 평화와 발전의 혜택을 공유하고, 경제 민생을 개선하려는 대만 민중의 강한 의지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대만사무판공실은 또 "우리는 92공식(九二共識·'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유지하고 '대만 독립'과 이런 활동을 지지하는 분리주의자들에 대해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ophis73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