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방선거서 집권 민진당 패배…국민당 승리

기사등록 2018/11/25 01:17:23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 사퇴

【타이베이=AP/뉴시스】대만 수도 타이베이(台北) 등 6대 직할시 시장과 시의원 등 공직자를 선출하는 지방선거 및 올림픽 출전 명칭을 '대만'으로 변경하자는 국민투표안 투표가 24일 실시됐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신베이시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2018.11.24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24일 실시된 대만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이 패배하고 야당 국민당은 승리했다.

6대 직할시 시장 선거에서 국민당 후보는 가오슝(高雄)시, 신베이(新臺)시, 타이중(臺中)시에서 승리했다.

민진당은 타오위안(桃園)시와 타이난(臺南)시만 확보했다.  

민진당은 20년 간 장악해온 표밭인 가오슝시까지 국민당에 넘겨주게 됐다.

수도 타이베이시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무소속인 커원저(柯文哲) 후보가 국민당 딩셔우중(丁守中) 후보에 약 3000표(0.16%포인트) 격차로 박빙의 우세 상황이 연출되는 가운데 민진당 야오원즈 후보는 패배를 선언한 상황이다.

차이잉원 총통이 24일 저녁 늦게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면서 민진당 주석직 사퇴를  선언했다. 차이 총통은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준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면서 “이번 선거 패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사퇴이후 민진당 지도부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차이 총통은 라이칭더(賴淸德) 행정원장의 사퇴 요구에 대해 만류를 권고하면서 자신의 개혁을 지속 추진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반면 국민당은 승리를 자축하면서 앞으로 대만 경제 살리기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우둔의(吳敦義) 국민당 주석은 기자회견을 열고 각 지역에서 승리한 후보들에게 축하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가오슝시 시장 당선자인 한궈위(韩国瑜) 국민당 후보를 모델로 삼고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국민당 후보로 시장 선거에 나선 한궈위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한류(韓流)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 한류 열풍은 한국 대중문화 열풍이 아닌 한후보가 일으킨 돌풍이다. 흑백선전이나 비방·인신공격은 하지 않고 오직 지역 경제 살리기에만 집중하는 한 후보는 선거 유세에서 유권자들이 신선한 매력을 안겨줬고 대만 전역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4년 국민당 소속인 마잉주(馬英九) 총통 시절 치러진 지방선거 때 민진당은 6개 직할시 가운데 타이베이와 신베이를 제외한 4곳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었다.

그러나 이번에 패배하면서 차이 총통의 정국 장악력이 급속히 약화하고,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압력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이번 국민투표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올림픽 출전 명칭을 ‘차이니스 타이베이'에서 '대만'으로 변경하자는 국민투표안 투표에서 24일 오후 9시 기준 '반대'가 344만1500여표로, '찬성' 296만2200여표보다 다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투표는 사실상 중국으로부터의 독립 의지를 묻는 성격을 갖고 있다.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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