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승려들 다이어트와의 전쟁, 왜?

기사등록 2018/11/23 13:15:00
【서울=뉴시스】발우 공양 받는 태국 승려들.(사진출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2018.11.23.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태국 승려들이 비만 탈출을 위해 다이어트와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도와 절제의 단순 소박한 불교적 삶을 사는 승려들이 다이어트에 나선 이유는 무엇 일까.

23일 AFP통신은 다이어트로 몸무게 30㎏ 감량에 성공했다는 피핏 사라킷위농(63)이라는 이름이 한 태국 승려의 이야기를 전했다. 피핏의 하루는 경내 산책과 운동으로 시작된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에는 100m를 걷는 것도 힘들었다"고 피핏은 말했다. 그는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 몸무게가 180㎏에 달했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후에는 식단에 신경도 쓰고 있으며 병원에서 꾸준히 건강검진도 받고 있다.

다이어트는 비단 피핏 만의 문제는 아니다. 태국 당국은 지난해 12월 승려들의 건강한 음식섭취를 권고하기 위해 '승려 건강 헌장'을 출판하는 등 승려들의 다이어트에 신경쓰고 있다.

태국 승려들을 살찌게 한 주범은 '음식 공양'이다. 이들은 매일 아침 신도들들이 준비한  음식을 발우에 받아 식사를 하는데, 신도들이 제공한 음식이 문제다.

태국은 전 국민의 95% 정도가 불교를 믿는 불교 국가로, 승려는 태국민들에게 존경의 대상이다. 태국인들은 공양으로 좋은 업보를 쌓을 수 있다고 믿고 승려들에게 정성을 다해 음식을 제공한다.

그런데 신도들이 제공하는 음식이 주로 단 음료나 짭짤한 스낵류다보니, 이 음식들이 태국 승려들을 살찌우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태국 승려들은 낮12시 이후 식사를 할 수 없는데 이 또한 문제로 지적됐다. 식사는 못하지만 쥬스와 같은 것은 마실 수 있다보니, 당 성분이 많음 음료를 과다 섭취하며 오후시간을 보낸 것이 비만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아시아개발은행에 따르면, 태국은 말레이시아에 이어 아시아에서 2번째로 비만율이 높은 나라다. 그런데 태국 승려들의 경우는 비만율이 최악이다. 방콕에 위치한 출랄롱코른대학교가 2016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태국 승려 중 48%가 비만이며 이 가운데 42%는 고혈압이다.

그렇다고 신도들이 제공하는 음식을 거절하는 것은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이라 승려들도 난감하다. 이에 불계에서는 승려들이 알아서 공양 받은 음식을 선별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또 꾸준한 건강검진과 아침 경내 산책과 청소와 같은 일상에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ch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