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웠던 6월모평·쉬웠던 9월모평…정작 수능서 적정 난이도 못찾아
"교사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지문" 지적…1등급 80점대 유력
입시전문가 "난이도 조절에 큰 문제 있어…검토 시스템 상 잘못" 주장
올해 수능 국어 영역은 난해하고 방대한 지문, 신유형 문제들로 난이도가 높았다. 특히 최고난도 문항으로 꼽히는 31번 문항이 포함된 과학지문은 일선 교사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국어교사인 최진규 서령고 교사는 16일 "학교 선생님들이 읽어도 이해하기 쉽지 않을 정도의 지문"이라며 "배경지식이 없으면 내용을 이해하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입시업체들은 1등급 예상 등급컷을 16일 오후2시 기준 85~88점으로 잡았다. 2000년대 들어 1등급 원점수가 80점대로 내려간 적은 없다.
이 때문에 입시전문가들도 이번 국어영역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0점, 9월 모의평가에서는 129점이었다.
표준점수는 점수를 매길 때 응시영역과 과목의 응시자 집단에서 해당 수험생의 상대적인 위치나 성취 수준을 나타내기 위해 산출하는 점수로 전체평균을 100으로 놓고 분포시킨 상대점수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은 올라간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가면 상위권 학생들은 변별력을 확보하지만 중위권 학생들은 성적을 받기 어려워 정시전형에서 상향 지원보다는 적정·안정 지원이 늘어난다.
통상적으로 표준점수가 140점대 이상이면 '불수능', 120점대면 '물수능'이라고 평가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6월은 지나치게 어려웠고 9월은 지나치게 쉬웠는데 이렇게 극과극인 상황에서 만들어진 수능이 또 극단으로 치달은 것은 검토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두 번의 모의평가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으면 중간 정도가 나왔어야 하는데 현재 상태로는 난이도 조절에 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국어를 담당하는 박병화 영신고 교사도 "기본에 취약한 아이들은 박살이 날 수밖에 없던 시험"이라며 "어떻게 이렇게까지 어렵게 낼 수가 있나"고 토로했다.
최 교사는 "영어랑 한국사가 절대평가로 되니까 어쩔 수 없이 국어와 수학에서 변별력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억지로 변별력을 확보하려다보니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라고 추측했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은 "지난해에도 어려웠다는 평이 많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으로 나왔었다. 올해도 어렵다고는 하지만 난이도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어쨌든 지난해보다는 성적이 내려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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