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거래' 찾는 인테리어 고객...중개플랫폼 시장 열었다

기사등록 2018/11/15 11:30:00 최종수정 2018/11/20 09:23:16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집이 ‘힐링’ 공간으로 바뀌며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커졌지만 국내 자재·시공 시장은 여전히 깜깜이 거래가 많다. 높아진 관심과 안전 거래에 대한 니즈, 두 지점이 맞물리며 ‘인테리어 비교 견적 중개 서비스’라는 신(新) 시장을 열었다. 중개 서비스는 소비자를 대신해 인테리어 시공업체를 연결하고, 업체별 견적을 비교할 수 있는 일종의 ‘중개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서비스는 판매자와 소비자간 정보 불균형이 심각한 인테리어 시장의 특성으로부터 탄생했다. 소비자가 직접 인테리어를 하고 싶어도 공간 구상, 업체 및 시공 등을 알아보기란 쉽지 않다. 획득한 정보가 합리적인지에 대한 확신도 어렵다. 품을 들여 자재·업체를 알아보기보다 근처 상권 내 업체에게 맡겨버리고 만다.

인테리어 시장에서 깜깜이식 거래가 횡행하는 이유다. 실제로 시장이 커지며 관련 피해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주택·건물 관련 소비자 상담은 매년 8000여건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2015년 140여건에서 2017년 220여건으로 큰 폭 늘었다. 접수된 인테리어 사고 중 57.3%는 부실공사로 인한 하자발생이 원인이다.

인테리어 비교견적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다는 데 있다. 지난해 3월 토털 인테리어 온·오프라인연계(O2O) 플랫폼 ‘인스테리어’를 선보인 인스타워즈는 서비스 개시 반년간 시공액은 8억원에 그쳤지만 올 10월 누적 시공액 200억원을 돌파했다.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인스테리어는 ▲견적 비교 ▲스타일 검색 및 상담 ▲시공 등 인테리어 전 과정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한다. 모든 견적은 무료로 제공된다.

초보자를 위한 다양한 경우의 수도 제공한다. 인스테리어는 기존 집행한 6만여개의 시공사례를 토대로 ‘빅데이터 큐레이션’을 만들었다. 소비자 취향에 따라 빅데이터가 인테리어 스타일을 추천한다. 평수·예산·공간·컬러 등 필터를 적용하면, 디자인과 시공업체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공사금액은 실제 경우와 동일해 예산 책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서울=뉴시스】인테리어 비교 견적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스테리어 사용 이미지. 2018.11.15 (사진=인스테리어 제공) photo@newsis.com
시공 중 발생하는 문제도 견제한다. 인스테리어는 지역 내 상위 10% 평판을 기록한 업체를 선정해 제휴점으로 둔다. 현재 약 400개 업체가 등록돼 있다. 각종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하지 않는 ‘먹튀’ ▲자재 바꿔치기 ▲고객서비스(AS) 미이행 등 빈도가 높은 3대 핵심 사고에 대해 책임 보장제를 운영한다. 사고 발생 시 고객이 아닌 인스테리어가 시공 마무리를 책임지는 구조다.

인스테리어보다 앞서 서비스를 개시한 집닥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집닥은 온라인뿐 아니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안드로이드·iOS)에서 인테리어 비교견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집닥의 누적거래액은 1520억원, 매월 거래액은 100억원 가량이다.

주요 서비스는 인테리어 관련 시공업체를 매칭시키는 ‘인테리어 플랫폼’이다. 해당 서비스에서는 고객이 기호에 따라 주거·상업·부분시공 등 공간유형, 지역, 평수 예산 콘셉트를 정하면 인테리어 방향을 설정한다. 세부조건 설정 시 필터링 된 시공사례 및 인테리어 업체 탐색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2~3곳에 이르는 업체의 방문 견적도 요청할 수 있다.

집닥은 인테리어뿐 아니라 ‘건축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신축·증축 등 건축분야에서 생겨난 관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건축 플랫폼에서는 기존 인테리어 플랫폼 노하우를 기반으로 건축 계획의 기초가 되는 법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또 사용자는 집닥 파트너스와 설계에서 시공까지 진행하는 경우 건자재 구매에 혜택을 얻기도 한다. 

집닥 역시 안심예치제를 운영한다. 기존 인테리어 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인만큼 철저한 책임제도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고객이 결제 대금을 입금하면 집닥이 예치를 맡는다. 단계별 시공이 마무리되면 이를 확인한 뒤 인테리어 업체로 지급한다.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시스템은 고객뿐 아니라 중도금·잔금 지급이 지연되거나 미지급되는 업체 쪽의 골칫거리를 해결하기도 한다. 시공 과정에서는 10년 이상 경력자로부터 교육을 받은 ‘안심 집닥맨’이 현장을 방문해 고객과 업체간 관리자 역할을 진행하며 원만한 공사를 돕는다.
집닥은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 지난 10월 중개 서비스의 안전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한 안심패키지로 ‘집닥 2.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모든 서비스에 ‘안심’이라는 의미를 담아 서비스명을 전면 수정, 현재 ▲안심집닥맨 ▲안심품질재시공 ▲안심예치제 ▲안심A/S ▲안심1:1전담제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간편안심 인테리어’를 슬로건으로 업계의 고질적 문제점들을 해결하며 합리적인 인테리어 문화 확산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업계가 그리는 향후 시장은 핑크빛이다.

먼저 인테리어 시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를 키우고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실내 건축 공사 계약금액은 2014년 기준 8조2885억원, 지난해는 10조원 정도로 집계됐다.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 역시 2000년 9조원을 살짝 웃돌았지만 올해는 28조4000억원, 2020년 40조를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는 인테리어 거래는 여전히 많다. 중개서비스의  온라인으로 넘어올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의미다. 업계는 국내 인테리어 시장의 온라인화 비율이 1% 정도라고 보고 있다. 통계청 기준 전국 인테리어 매장수는 약 4만 곳, 개별 업체들은 월 20개의 견적을 처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따르면 매월 발생하는 인테리어 거래는 약 80만건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 집닥을 포함한 국내 온라인 인테리어 중개서비스의 월 견적수는 8000여건에 그친다. 중개 서비스 업체들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향후 온라인 시장 확대는 근거가 충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주거 공간에 그쳤던 ‘집’이 휴식과 힐링을 위한 공간으로 확대되며 인테리어 시장이 성장했지만 제품·시공에 관련된 소비자 피해구제 건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인테리어 비교견적 중개 서비스는 인테리어에 대한 높은 관심과 안전한 시공에 대한 고객의 소구점을 모두 충족시키기 때문에 만들어진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합리적 가격으로 편리하게 인테리어를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의 사용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hummingbir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