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vs 제재완화 신경전…북미협상 장기전 양상

기사등록 2018/11/14 07:07:00

북미 고위급회담 취소 후 제재 고삐 조이는 美

北 "병진노선 회귀" 연일 대미 압박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9월26일(현지시간) 롯테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 중 양복 주머니에서 김정은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꺼내 보여줬다가 다시 넣고 있다.  2018.11.13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북미 양국이 핵 신고 검증과 제재를 둘러싸고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어 북미 협상 교착국면이 기약 없는 장기전 양상으로 가고 있다.

11·6 중간선거와 지난 8일(현지시간) 북미 고위급회담 취소 이후 대북제재의 고삐를 조이는 미국과 제재완화가 먼저 이뤄져야 비핵화가 진전될 수 있다는 북한의 요구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고위급 회담 재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실제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전례없는 대북 압박을 강조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분명히 밝히건대,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전례 없는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계속 가해나갈 것"이라며 인도 태평양 국가들에 제재를 포함한 압박 캠페인을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더욱이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12일(현지시간) 북한이 그동안 보고되지 않은 최소 13곳의 미사일기지를 운용해왔다는 보고서가 공개됨에 따라 북미 비핵화 협상과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에 동력 약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관련 보고서는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깔려있는 미 고위 관료들의 회의론을 부추겨 대북 압박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놀아나고 있다"며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해선 안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미국은 미중 외교·안보(2+2) 대화에서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하는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서로 공조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엄격히 이행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지난달 8일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면담 장면을 공개했다. 2018.11.13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북한도 '핵 경제·병진 노선의 복원 가능성'을 거론하며 연일 대미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이 취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의 조치에 대해 미국의 제재완화 등 상응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과거로 회귀할 수 있다고 선(先)제제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센터장은 "북미가 검증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협상이 장기화될 것 같다. 북한은 검증을 받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고 해놓고 제재압박만 탈피하려고 의심하고 있고 북한은 다시 미사일 실험을 할 수 있다고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해 협상력을 높이고 제재해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갖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함에 따라 북미가 협상의 판 자체를 깨지 않으면서 기회요인을 살려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북미 사이의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해 우리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 2차 정상회담 한다고 했기 때문에 기회요인을 살려야한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면서 "우리 정부는 북한에게는 핵 신고 검증을 받으라고 얘기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검증을 받으면 제재를 해제하라고 얘기해야 설득력이 있다. 북한이 검증을 거부하는데 남북경협에 속도를 내고 제재해제만 요구하면 우리 기업만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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