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원 기준 상향…측근으로 이사회 구성 시도"
"대표 문제 발언 기록 활동가들 부당 인사조치"
조 대표 "전후 맥락 없이 일방적인 주장" 반박
"정관 개정안은 회원들 의견 수렴해서 만든 것"
"동료들 언행 기록해 외부로 유출 징계 불가피"
동물자유연대 바로세우기 대책위원회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체가 조희경 대표의 사유화로 멍들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조 대표는 지난 2월 정기총회에서 사전 공지 없이 정회원 자격을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정관 개정안을 상정했다.
대표이사의 추천을 받은 정회원과 후원회원은 이사회를 구성해 대표이사와 감사를 선임할 수 있다.
그런데 조 대표가 '가입한 지 10년 이상, 정기 후원금 납부 8년 이상, 가입 기간 월 평균 1만원 이상, 현재 월 3만원 이상 정기 후원금 납부자'라는 높은 자격 기준을 설정해 자신의 측근들로 이사회를 구성하려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 개정안은 지난 3월 통과됐다.
아울러 조 대표의 언행과 행동에 항의한 일부 활동가들에게 부당한 인사조치가 내려졌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일부 활동가들이 조 대표의 비건(Vegan·동물성 식품 섭취뿐만 동물성 원료 제품 사용도 안 하는 것) 활동가 비방 발언이나 캠페인 영상 작업의 일방적 수정 등에 항의하고 이를 기록하자 대기발령, 해고 등 중징계를 내렸다는 것이다. 인사조치를 받은 활동가들은 이후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해 '정직 10일 및 부서이동' 처분을 받거나 견책 처분 징계를 받았다.
비대위는 "당시 징계처분의 부당함을 인지하고 있던 일부 구성원들은 조 대표를 비롯한 운영진의 노골적인 괴롭힘에 못 이겨 결국 전원 퇴사했다"며 "한 활동가는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 징계의 부당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중간관리자들은 괴롭힘을 멈추고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시민단체 활동가는 권력의 부조리를 묵과하지 않고 폭력에 대항해 그 역사를 기록하고 말하는 사람들"이라며 "활동가들을 수시로 감시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권력 없는 사람들이 권력에 대항할 수 있는 작은 무기 하나조차 빼앗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조 대표에게 ▲부당징계, 인사발령 철회 및 부당 언행 사과 ▲정관 재개정 ▲별도 조사위원회 구성 및 일부 관리자 조치 시행 등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오는 9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리는 '2018 감사의 밤' 행사장 앞에서 관련 규탄행동을 할 계획이다.
반면 조 대표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사조직 움직임과 부당해고 의혹에 대해 "완전한 왜곡"이라며 "전후 맥락 없이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관 개정과 관련해 "초안은 법률지원센터가 이미 만들었다"며 "우리는 단체의 운영 및 회원들에 대한 특징과 같은 자료를 제시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관 개정안도 각계각층 회원들이 참여한 두 번의 총회에 걸쳐 치열한 토론 끝에 의견을 수렴해 만든 것이지 일방적으로 통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건활동을 탄압했다고 하지만 이들의 기록·수집 행위 때문에 다른 활동가들이 분노했고 집단으로 탄원서를 썼다. 퇴사를 한 이들도 있다"며 "나는 대표로서 양 측을 모두 조정해야 했다"고 전했다.
일부 이사진이 노동조합 설립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은 "예전 일 같다"며 "이사진 대부분은 고액 후원자고 활동가들이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데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 아닌가"라고 했다.
조 대표는 "문제를 제기한 활동가는 정식절차 없이 이메일로 '휴직하겠다'고 통보하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며 "어떤 이는 8개월 동안 24일 휴가 쓰고 70회 지각했으며 9개월 동안 17일 휴가를 쓴 이도 있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는 2001년 창립됐다.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연 수입은 약 44억원, 정기후원회비 약 3억1000만원, 회원수 1만40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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