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축전지 대비 수명 2배·최고속력 가동시간 3배 향상
3000t급 장보고-III Batch-II 부터 장착…작전능력 'UP'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방위사업청이 잠수함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리튬전지 핵심기술 개발에 성공해 차기 3000t급 잠수함의 작전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방사청은 7일 국내 최초로 연구 개발하고 있는 잠수함용 리튬전지 체계가 실제 함정 탑재 가능 여부를 평가하는 기술성숙도평가(TRA)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기술성숙도평가는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핵심기술요소들이 어느 정도 성숙됐는지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공식절차다.
이에 따라 우리 힘으로 독자 설계, 제조한 3000t급 잠수함 장보고-III Batch-II부터는 국내 연구를 통해 개발하는 리튬전지 체계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방사청은 2016년 7월부터 한화지상방산 주관으로 삼성 SDI를 포함한 6개 전문 업체와 한국전기연구원을 중심으로 하는 5개 연구기관 공동으로 잠수함용 리튬전지 체계 개발에 착수했다.
잠수함 리튬전지 체계는 잠수함의 생존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안전성과 신뢰성 보장에 가장 역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 2년6개월 만에 개발에 성공했다.
잠수함은 디젤 추진 체계지만 수중에서는 전기의 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배터리의 성능이 작전 능력을 크게 좌우한다.
디젤 등 화석연료를 쓰려면 공기가 있어야 하는데 수중에는 공기가 없기 때문이다. 209급 장보고-I은 납축전지를 사용하고, 전기가 떨어지면 물 위로 부상해 디젤 엔진을 돌려 납축전지를 충전한 뒤 다시 잠항한다. 장보고-II에는 기존 추진방식에 '공기불요시스템'(AIP)를 장착해 충전 없이 2~3주를 더 머물 수 있다.
리튬전지 방식은 축전용량이 크게 늘어 엔진을 가동하지 않고 훨씬 더 오랜 시간, 잠수 항해할 수 있다. 납축전지의 2배인 4000회 가량 충전할 수 있다.
최고속력으로 기동할 수 있는 시간은 납축전지의 3배, 순항 기동시간은 1.5배 이상의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정비 항목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방사청은 리튬전지 폭발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인증기관에서 잠수함 운용 중 맞닥뜨릴 수 있는 해수·충격·폭발·화재·온도 등 다양한 극한 상황의 시험기준을 모두 충족했다고 전했다.
정일식 방사청 차세대잠수함사업단장(해군 준장)은 "성능과 안전이 보장된 잠수함용 리튬전지 체계 개발은 세계 잠수함 건조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상을 갖게 됨은 물론, 선박 등 관련 민간분야에도 기술적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ohj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