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초당동서 4세기대 신라 찰갑(札甲) 확인

기사등록 2018/11/01 18:31:40
강원도 강릉 토광목곽묘 서쪽에서 발견한 찰갑과 신라 토기(장경호) 모습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강릉에서 신라 시대 갑옷이 발견됐다. 

 (재)강원고고문화연구원이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조사 중인 강원 강릉시 초당동 초당1처리분구 하수관로 정비사업부지 내 유적에서 신라 찰갑(札甲)이 출토했다.

【서울=뉴시스】강원도 강릉 토광목곽묘 조사 후 모습

찰갑은 직사각형 형태로 동서 방향으로 놓인 토광목곽묘에서 나왔다. 묘 일부는 조사 지역 남동쪽 경계 밖으로 돌출했는데 지금까지 확인한 규모는 길이 3.05m, 폭 1.4m, 깊이 25㎝ 정도다.

바닥에는 지름 5~10㎝ 작은 돌을 사용해 무덤 내부 바닥에 시신을 올려놓는 구조물인 시상대(屍床臺)를 마련했다. 가장자리로 목곽 흔적이 남았다.
 
강원도 강릉 토광목곽묘에서 나온 금귀걸이 출토 모습

찰갑은 시상대 서단벽에서 발견됐다. 몸통을 보호하는 부분 이외에 목 뒷부분을 보호하는 목가리개, 어깨를 보호하는 어깨가리개 등을 함께 확인했다.


긴목항아리, 짧은목항아리 등 신라 토기와 금귀걸이 한 쌍도 부장됐다. 신라 토기 연대를 고려했을 때 4세기 강릉에 주둔한 신라 장수의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강원도 강릉 15호 토광목곽묘 동쪽에서 발견한 신라 토기들 모습

'삼국사기'에 의하면 395년 북쪽 변방인 현재 강릉 인근에 침입한 말갈에 신라가 대패했다. 450년에는 신라 성주 삼직(三直)이 고구려 변방 장수를 참살했다. 4~5세기대 강릉을 중심으로 고구려와 신라 간 국경 충돌이 빈번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강릉에서 많은 신라 고분이 조사됐다. 특히, 초당동 고분군 대형 석곽묘에서 금동관, 관장식, 호접형 나비모양 금동 관모장식 등 신라 상류층 물건들이 출토했다. 이는 이른 시기부터 신라가 강릉을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인식했음을 보여준다.

연구원은 이 찰갑도 이른 시기부터 신라가 강릉을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인식해왔음을 보여주는 고고학적 자료로 판단했다. 또한, 완전한 형태 찰갑이 영동 지역에서 발견된 첫 사례로서 신라의 영동지역 진출 시점과 의의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학술적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suejeeq@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