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수·후·연작'…불붙은 고급 한방화장품 마케팅 대전

기사등록 2018/11/01 17:00:57 최종수정 2018/11/05 15:10:12

아모레, '설화문화전' 통해 설화수 철학 전달

LG생활건강, 왕후체험 '궁중문화 캠페인' 벌여

신세계, '노(NO)모델' 전략…면세점·입소문 마케팅

【서울=뉴시스】아모레퍼시픽 설화문화전. 2018.11.01.(사진= 아모레퍼시픽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백영미 기자 = 패션업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첫 단독 화장품 브랜드 '연작'을 앞세워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와 LG생활건강 '후'가 양분하고 있던 한방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의 싸움은 일단 마케팅 전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고객에게 설화수의 고급스런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지난 6월 준공한 용산 신사옥에서 열고 있는 설화수 고유의 문화메세나 활동인 '설화문화전'을 통해서다. 다음달 14일까지 열리는 이번 문화전은 한국 전통의 금박(금분을 이용해 인쇄 표면이나 섬유 표면에 고착시키는 것) 예술을 매개로 한국 전통예술의 아름다움과 의의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포춘랜드-금박展’ 전시회로 채워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세대 간 소통을 실현한다는 설화수의 철학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품의 기능이나 디자인은 물론 기업의 이미지와 철학까지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공간을 활용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24일 고객들이 자사 뷰티 브랜드인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의 제품을 결제할 때 포인트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뷰티포인트 앱'의 기능도 강화했다. 제품 리뷰는 물론 카테고리별 제품 랭킹, 뷰티 영상, 뷰티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뷰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뷰티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새 단장한 것이다.

LG생활건강은 고객의 체험을 강화한 문화마케팅으로 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문화재청과 손잡고 창덕궁에서 한국의 궁중문화와 왕후의 삶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궁중 문화 캠페인’을 다음달 4일까지 펼친다. 궁중화장품 브랜드 '후'가 내세우고 있는 ‘왕후의 궁중 문화’라는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뉴시스】궁중문화캠페인에 참여하는 관람객들이 왕실 여성의 미용을 체험하고 있다. 2018.10.30(사진= LG생활건강 제공) photo@newsis.com
LG생활건강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왕후의 품격과 안목을 느껴볼 수 있는 복식, 장신구 등이 전시된 ‘로얄아트존’, 왕후가 머물렀던 대조전을 재현한 공간에서 왕후의 아름다움의 비결과 궁중 미용 비방을 체험할 수 있는 '미용체험존'을 마련했다. 후 한방연구소에서 고증을 바탕으로 개발한 홍화립밤, 동백머릿기름, 면지(술에 담근 계란으로 피부를 윤택해 보이게 함) 등도 선보이고 있다.

스타마케팅도 열심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06년부터 13년간 '후’의 모델로 활약해오고 있는 배우 이영애와 글로벌 전속 모델 재계약을 지난달 25일 체결했다. '후'의 우아하고 럭셔리한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이영애를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독특한 궁중 비방을 담은 ‘비첩 자생 에센스’는 일명 ‘이영애 에센스’로 알려지면서 국내외에서 크게 주목받았고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반면 지난달 23일 '연작'을 내놓은 후발주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모델이 아닌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이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TV광고도 따로 하지 않고 있다. 모델이 아닌 제품과 기술력을 부각시켜 '빅모델'인 탤런트 송혜교(설화수)와 배우 이영애(후)를 앞세운 경쟁사와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신세계는 같은 계열사 유통망인 면세점을 통해 판매를 촉진하고 소비자 확보에도 나설 예정이다. 파워블로거나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입소문 마케팅'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시스】연작. 2018.11.01.(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photo@newsis.com
업계 일각에선 연작이 설화수, 후와 함께 고급 한방화장품으로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하나의 '마케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설화수나 후에 비해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은 연작이 이들 제품과 비교되는 것 만으로도 적지 않은 홍보 효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ositive10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