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대학에 2500명 보내"
"항법기술, 컴퓨터과학, AI 등 공동연구 수행"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중국이 지난 10년 동안 수천명의 군 관련 과학자들을 미국 등 서구의 대학에 파견해 왔으며, 이들은 중국 군사 기술 발전에 활용할 수 있는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원(ASPI)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중국 군사 대학 소속 연구원 2500명이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의 대학에서 시간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국가들은 미국과 주요 정보를 공유하는 1급 동맹으로 '파이브 아이스(Five Eyes)'로 불린다.
또 지난 5년 동안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연구원들은 다른 어느 나라의 과학자들보다도 많은 논문을 미국, 영국 학자들과 공동으로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의 저자인 앨릭스 조스키 ASPI 연구원은 "인민해방군의 국제적 학술 협력의 관심은 민간과 군에서 동시에 활용 가능한 첨단 과학에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조스키는 2006년부터 해외에 파견된 중국 연구원들이 주로 항법기술, 컴퓨터과학,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외국 학자들과 협업한 사실을 파악했다.
몇몇 중국 연구원들은 영국의 대학에 파견돼 음속의 6배 속도로 비행할 수 있는 극초음속 항공기에 활용되는 스크램제트 엔진 기술에 대한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인민해방군 소속 국방과기대(NUDT)의 항공기 설계 전문가인 황웨이는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리즈 대학에서 스크램제트 연구로 박사과정을 밟았다. 같은 대학의 뤄원레이 연구원도 2014년 리즈 대학에서 스크램제트 연구로 박사 논문을 썼다.
미국의 대학에는 약 500명의 중국 학자들이 파견됐으며, 이 중 조지아공대가 가장 많은 인민해방군 소속 연구원들과 공동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자 기술자 협회(IEEE) 디지털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지아공대에서 빅데이터와 클라우드컴퓨팅을 연구하는 류링 교수는 NUDT 연구원들과 공동 논문을 발표했다.
류 교수는 자신이 수행한 연구가 순수 학술 목적이었으며 인민해방군과는 절대 함께 일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파견된 중국 연구자들이 인민해방군의 일원이었으며 NUDT는 중국 최고 군사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의 감독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해외에 파견된 중국 연구자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소속을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인민해방군에서 일하던 많은 과학자들이 서방의 대학에 지원하거나 영어로 저술할 때 자산을 민간 학술기관 소속으로 소개했다고 지적했다.
ah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