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유치원 확충 예산확보·교사수급 세부계획 중요
학부모 '거수기' 역할 막기 위한 견제시스템 필요 강조
하지만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고 내실있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국·공립 유치원을 무리하게 늘리다가 졸속적인 정책이 되지 않도록 예산과 교사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전문가들은 유치원 운영에 학부모 참여를 보장하는 정책도 유명무실해지지 않도록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국·공립 확충 예산·교사수급 관건…낙관적 전망도
당정은 내년 국·공립유치원 1000학급을 늘리기 위해 예산 50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기존 국·공립유치원 확충 계획 2년치를 앞당기는 만큼 예산 확보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한국교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공립유치원 40% 조기달성 추진방안은 환영하나, 예산·수급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공염불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설세훈 교육복지정책국장은 "최근 3년간 유치원 신설에 들어간 재정이 연 2000억원 규모로, 내년에 신·증설될 유치원은 2020학년도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정은 우선 예산 확보에 집중하고, 예비비도 투입할 계획이다.
설 국장은 양질의 교사를 추가 확보하는 것과 관련, "내년 3월 개원할 500학급에 필요한 교원은 올해 다 뽑아서 문제없고, 나머지 추가 500학급에 대한 교사 수급은 협의를 통해 지장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미 국·공립유치원 교사를 대폭 늘려 올해 1018명을 선발했다. 공고 당시 신규교사 임용 정원을 발표하며 '기간제교사 대신 정규교사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정되지 않은 500개 학급을 늘리게 되면 결국 기간제교사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 전문가들은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가 처우가 좋은 국·공립유치원 교사로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인력 공백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책에는 개별 유치원에서 설립자와 원장을 견제하기 위해 학부모·교사 11~15명이 참여하는 유치원 운영위원회(운영위)를 내실화하는 방안을 담았다.
당정은 우선 운영위 기능을 공립유치원 수준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유치원 원장은 구체적인 예·결산서를 운영위에 제출해야 하고, 유치원 정보공시는 사전에 운영위 모니터링을 거쳐야 한다. 운영위 회의록은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유아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학부모의 법적 권한을 강화할 예정이다.
교육청은 운영위 위원 역할이 낯선 학부모들을 위해 연수기회를 제공하고, 운영위가 부실하게 운영될 경우 시정조치를 비롯해 각종 행정 제재를 하는 등 지원과 감독 역할을 함께 수행하게 된다.
특히 아이들의 식단에 대한 학부모들의 걱정이 많은 만큼 앞으로는 사립유치원 급식을 담당하는 소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된다. 학부모가 식단과 급식 모니터링에 참여하도록 보장한다.
그동안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봐 유치원에 이의 제기를 하지 못했던 학부모들에게 긍정적이라는 평이 대부분이지만 실효성 측면에서는 아직 '미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사립 초·중·고의 학교운영위원회도 학부모 운영위원이 '거수기'라는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최충옥 경기대 명예교수(전 교육대학원장)은 "혹시 모를 학부모 대표와 유치원 간 유착 또는 극한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막기 위해 교육당국이 캐스팅 보트(casting vote) 역할을 할 외부인사들까지 포함한 비율을 정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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