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차에 GPS 부착해 위치 추적
쉽게 접근하기 위해 가발까지 착용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5일 오후 6시께 김씨에 대한 살인 혐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판사는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2일 새벽 강서구 등촌동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전 부인 이모(47)씨에게 십수 차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 관련 단서를 종합해본 결과 유력한 용의자로 김씨를 지목, 22일 오후 9시40분께 서울 동작구 서울보라매병원에서 긴급 체포했다. 체포 당시 김씨는 수면제를 다량 복용했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 주취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김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혼 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 등으로 이씨를 살해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김씨의 큰딸이 지난 세월 어머니에게 폭력과 살해 협박을 일삼아온 아버지를 사형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을 올리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딸은 "끔찍한 가정폭력으로 인해 엄마는 아빠와 살 수 없었고 이혼 후 4년여 동안 살해 협박과 주변 가족들에 대한 위해 시도 등 많은 사람들이 힘들었다"고 적었다.
이어 "엄마는 늘 불안감에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없었다. 보호시설을 포함해 숙소를 다섯번 옮겼지만 온갖 방법으로 찾아내어 엄마를 살해위협 했다"며 "결국 사전답사와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으로 딸이자 엄마는 허망하게 하늘나라로 갔다"고 호소했다.
이 글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12만1692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에 20만명 이상 참여하면 청와대나 관련 부처가 답변을 내놓는다.
경찰 수사 중 김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 당시 김씨는 이씨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해 가발을 착용하고 이씨의 차량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부착했다.
김씨는 앞서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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