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규 "국립중앙의료원, 최근 3년간 42차례 대리수술 의혹"

기사등록 2018/10/23 11:04:15
【천안=뉴시스】강종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 2018.06.13.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한주홍 기자 = 국립중앙의료원 소속 의사가 최근 3년간 42차례에 걸쳐 의료기기 사장과 직원에게 대리수술을 맡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대리수술 의혹을 제기한 내부 고발자를 포함한 5명 모두 A씨가 2016년부터 지난 9월까지 의료기기 회사인 L사의 사장과 직원에게 무려 42건의 대리수술을 시켰다고 진술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정춘숙 민주당 의원이 중앙의료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영업사원 수술참여 의혹 보고서'에 따르면 신경외과 전문의 A씨가 의료기기 영업사원을 수술실에 들어오게 한 사실이 확인됐다.

  윤 의원 측은 "당시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한 내부고발자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아 또 다른 내부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며 "A씨의 대리수술 행위가 수년간 진행됐다는 정황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윤 의원이 공개한 진술서에 따르면 5명의 진술 내용이 일치하고 매우 구체적이다. 이들은 '척추성형수술을 할 때 한 쪽은 A씨가 하고 반대쪽은 L사 사장이 한다' '후방 요추제간 유합술을 할 때 L사 직원이 피부를 절개했다' 'L사 직원이 뼈에 스크류를 박기 위해 망치질을 했다'는 등의 내용을 진술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찍힌 대리수술 의혹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 제공자의 설명에 따르면 하늘색 모자를 쓴 A씨와 분홍색 모자를 쓴 L사 직원이 미세수술에 쓰이는 현미경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L사는 2016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중앙의료원에 의료기기를 대여하거나 납품한 적이 없다. 하지만 중앙의료원 수술장 방문 기록에 대리수술 의혹 날짜와 일치하는 L사 직원의 방문 기록이 17건이나 남아 있다.

  또 L사 직원의 중앙의료원 주차장 출입내역을 확인한 결과 대리수술 의혹을 받는 날짜에 방문한 기록이 21건이나 됐다. 체류시간도 평균 4시간41분으로 길었다.

  윤 의원은 "상황이 이렇게 심각함에도 국립중앙의료원은 A씨를 감싸기에 급급하다"며 "더 이상 국립중앙의료원 내부 감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는 철저한 감사를 해야 하고 결과를 국민에게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