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산업은행 고위직에 여성이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반 정규직과 차등을 둔 '2등 정규직' 여성 비율은 90%를 육박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산은의 임원 102명 중 여성이 단 한명도 없는 반면 '2등 정규직'으로 불리는 특정직에는 여성 비율이 91.8%에 달한다"며 유리천장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산은에 제출받은 '직급별 남녀 임직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임원 8명과 집행부행장 7명, 준법감시인 1명, 1급 86명 등 임원급 고위직 102명이 모두 남성으로 집계됐다.

2~5급 일반 정규직 사원 2265명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73.0%(1654명)인 반면 여성은 611명(27%)에 불과했다.


 일반직에서도 승진할수록 여성비율은 눈에 띄게 줄었다.

여성비율은 5급에서는 588명 중 260명으로 44.2%를 차지했지만 4급은 31.1%, 3급은 17.3% 순으로 감소했다. 2급은 352명 중 12명으로 3.4%에 그쳤다.

반면 특정직에서는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정직 547명 중 여성 비율은 502명으로 91.8%로 집계됐다. 특정직이란 텔러, 외환, 비서 등 업무를 수행하며 같은 정규직이지만 승진과 급여 등에서 차등이 있어 '2등 정규직'으로 불린다. 채용과 이동, 승진, 보수 등에서 일반 정규직과는 별도 인사관리체계로 운영된다.


산은의 '유리천장'은 같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과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기업은행은 올해 3월 일반 정규직과 '2등 정규직'으로 구분 운영하던 급여와 승진체계를 단일화했다. 지난 7월에는 정기인사에서 여성본부장 1명과 여성지점장 13명을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여성비율은 1급 이상 임원에서는 10.1%, 6급 이상 일반직 사원 중에선 41.5%를 차지한다.

김 의원은 "여성 행원들을 2등 정규직 별도 직군으로 관리하며 승진과 급여에 차등을 두는 반면 고위직 여성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은행권 전반의 현실"이라며 "산은은 유리천장 깨뜨리고 2등 정규직 문제 개선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oo4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