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고 녀석들···인기폭발 영국밴드 그 이름 '뉴 호프 클럽'

기사등록 2018/10/11 18:00:51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지난 7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음악 축제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18'을 통해 첫 내한 공연한 영국의 보이 밴드 '뉴 호프 클럽'이 야심차게 첫 곡 '타이거 피트'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필 마이크에 문제가 생겼다. 이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지 않았다.

 평균 18.6세인 세 멤버는 노련했다. 당황하지 않고 마이크의 도움을 받지도 않고 태연스럽게 곡을 마쳤다. 객석에서는 큰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축제 분위기는 더 화끈 달아올랐다.

공연 다음날 만난 뉴호프클럽의 베이스 리스 비비(18)는 "객석은 거울과 같다. 우리의 상태가 그대로 반영된다. 우리가 불편해했으면 똑같이 불편해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결국 이들은 앙코르로 '타이거 피트'를 다시 완전하게 불러 공연의 마침표를 확실하게 찍었다. 보컬 블레이크 리처드슨(19)은 "우리를 찾아준 팬들을 위해 항상 최고의 쇼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혹시나 문제가 생기더라도 최대한 즐길 수 있게 노력한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비비와 리처드슨, 기타의 조지 스미스(19)로 구성된 이 3인 밴드는 세계에서 가장 '핫'한 팀 중 하나다. 친구 사이인 리처드슨과 스미스가 우선 엮이고, 영국의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인 '더 X 팩터' 시즌 11 출신으로 보이밴드 '스테레오 킥스'에 몸 담았던 비비가 합류하면서 팀이 완성됐다.

멤버들의 화려한 외모로 '존잘 밴드'로 통한다. 귀염성과 장난기가 넘치는 '비글미'가 가득한 팀이다. 세계 누나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밝고 희망찬 팀 이름은 트렌디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이들에게 약간 예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비비는 "이름을 정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인정했다. "멤버들끼리 '브레인스토밍'을 했다. 트리스(trees), 슈즈(shoes), 999 등이 나왔다. 그러다가 우연히 뉴, 호프, 클럽 등의 단어를 가지고 놀다 이들을 조합했다. 젊고 희망적인 어감이 마음에 들었다.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클럽 같은 팀이라는 의미가 있다."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무대
첫 한국공연은 초현실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리처드슨은 "다른 언어를 쓰는 관객들이 우리 노래를 다 알고 따라부는 것 자체가 감동이었다"면서 "우리는 작은 마을 출신이라, 이처럼 먼 한국 땅에서 우리 음악으로 소통을 하는 자체가 신기했다"고 말했다.

10대 밴드라고 트렌디 노래만 한다고 지레 짐작하면 안 된다. 이들은 이날 가장 핫한 팝스타인 두아 리파부터 영국 출신의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커버곡을 선보였다.

비비는 "우리는 음악 장르를 굳이 구분하지 않는다. 좋거나 나쁜 음악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열정을 담아 자신이 직접 쓴 곡을 부르는, 재능 있는 음악인들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흥겨운 멘트에 서로 깔깔대는 앳된 모습과 달리 음악적인 내용과 태도에 대한 질문은 진지하게 받아친 이들은 과거 팝과 문화에 대한 관심도 지대했다. '크레이지' 뮤직비디오에서는 70년대로 돌아가, 당시의 풍경과 문화도 재현한다. 리처드슨은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한다며 즐거워했다. "옛날 음악을 좋아해서 과거 음악을 재생한 장비들에 대한 애정도 있다. 카세트 테이프로도 음악을 들었다"고 했다.

영국 출신의 또 다른 대세 밴드 '더 뱀프스'와는 같은 기획사 소속으로 절친한 사이다. 뉴호프클럽은 뱀프스의 영국, 미국 투어 오프닝 밴드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리처드슨은 "더 뱀프스는 재능이 있는 밴드다. 함께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 투어를 같이 돌아서 그들의 헌신적인 팬들이 우리를 지지해주기도 했다"며 흡족해했다. "보컬 브래들리 심슨은 훌륭한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서로 좋은 음악적인 영향을 끼친다. 같이 축구도 하며 즐겁게 지낸다."

K팝이 대세라는 사실을 자신들도 느끼고 있다면서 공항에서 그룹 '세븐틴'을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팬들을 위해 그룹 '방탄소년단'의 '전하지 못한 진심'을 영어로 커버한 곡을 유튜브에 올릴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뉴호프클럽의 목표는 야심보다 팀 이름처럼 사람들과 오래도록 편하게 함께 즐기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세 청년은 싱그럽게 말했다. "우리만의 색깔을 들려주는 팀이 되고 싶다. 그 음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매번 우리 클럽으로 놀러와 달라.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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